2023년은 ‘챗GPT의 해’라고 불릴 만큼 열풍이 거셌고,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메타버스를 밀어내고 당분간 산업계에서 대세를 이룰 전망이다. 챗GPT 등 거대 언어 모델에 기반한 생성형 AI 서비스들이 등장했다. 검색시장에도 기존의 검색 방식과 달리 문장형 검색이 가능하며, 자연어 처리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요약해 제시하는 형태인 생성형 AI 검색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 챗GPT(http://chat.openai.com)가 2023년 1월에 1억 MAU(월간 활성 사용자 수)를 기록했다. 인터넷 등장 이후 20년 동안 이렇게 빠른 성장률은 처음이다. 이는 스타트업 오픈AI가 챗GPT를 출시한 지 2개월 만에 세운 기록이다. 2022년 기준 세계인이 가장 많이 쓰는 앱 틱톡이 1억 명을 모으는 데 9개월 걸린 걸 감안하면 상당히 빠른 속도다. 미국에서는 부동산 중개업자들이 챗GPT를 매물을 소개하는 서류 작성에 쓰고 있다. 교육·광고·법조계 등에서도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기업들은 챗GPT를 접목한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AI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유료화 모델도 시작됐다. 오픈AI는 유료 버전인 ‘챗GPT 플러스’를 내놨다. 월 정액제로 이용료는 20달러(약 2만 5000원)이다. 업계는 챗GPT 이용자의 유료 전환율을 5% 이상으로 본다. 1억 명으로 계산하면 월 1억 달러(약 127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 이용 가능해 이젠 보통 사람들도 비용을 내고 AI를 비서처럼 쓸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대화형 AI 인터페이스인 ‘코파일럿’을 발표했고, 검색 서비스를 강화하는 ‘플러그인’도 확대 전망이다. 구글은 AI 챗봇 바드를 도입하면서 추천 검색 결과와 정보가 한 화면에 같이 표시되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는 SNS 서비스인 인스타그램, 왓츠앱, 페이스북 메신저에 AI 챗봇을 도입해 사용자 경험을 향상하고 있다.
챗GPT는 PC, 인터넷, 스마트폰에 이은 ‘제4의 혁명’이라고 불리고 있다. 아이폰을 뒤이을 ‘게임체인저’로 생성형 인공지능(AI)인 챗GPT가 주목받고 있다. GPT는 ‘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약자로 머신러닝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미리 학습(Pre-trained)’해 이를 문장으로 ‘생성(Generative)’하는 생성 AI이다. 사용자가 채팅하듯 질문을 입력하면 챗GPT는 학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람처럼’ 문장으로 답한다. 마치 사람과 대화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을 수 있다. 단순 정보 짜깁기를 넘어 에세이·소설·시 등 다양한 창작물을 만들고, 어느 정도는 철학적인 대화도 가능하며 프로그래밍 코드까지 생성해 주목받았다. 파이선(Python)에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코드를 생성해 주고 ‘코딩’ 작업을 손쉽게 돕는다. 챗GPT가 답하는 문장이 무척 자연스럽고 정보도 믿음직해 사용자가 점점 늘어 여러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챗GPT가 MBA, 변호사, 의사 자격 등 고난도 자격시험을 모두 통과하고, 학생들이 과제와 시험에 챗GPT를 활용해 논란도 일고 있다. 생성 AI는 대형 언어 모델과 이미지 생성 모델을 활용해 사용자 요구에 맞춰 콘텐츠와 이미지 등을 만들어준다. 이러한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빠르게 생성해 산업과 생활의 양상을 바꿀 변혁이 될 전망이다. 챗GPT 등장은 특정 분야에 제한되지 않고 여러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범용 AI’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채용업계는 다양한 검증 수단이 떠오르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인크루트는 지원자 검증을 위해 메타 검사를 선보였다. 2022년 11월에 정식 출시한 메타 검사는 지원자의 다차원 지능을 진단할 수 있는 문제해결능력 게임(Problem Solving Game, PSG)과 기업별 인재상과 핵심가치 등에 맞게 진단 항목을 최적화할 수 있는 ‘AI PnA(Personality and Adaptability)’로 구성됐다. 채용 검증 도구에 게임적 요소를 접목해서 지원자의 지능과 역량을 검증하는 데 활용하는 것이다. 신입 채용에서는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검토가 경력 채용보다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대학교에는 공문이 와서 챗GPT로 작성한 레포트는 받지 않겠다는 교수님도 계시고, 어떤 회사는 챗GPT로 쓴 지원서를 걸러내는 프로그램을 쓰겠다고 한다. 쏟아지는 정보 홍수 속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고 채용 현장에서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고민스러워졌다. 챗GPT 활용으로 자기소개서 중요성이 낮아진다면, 기업들은 다음 단계인 인·적성이나 면접에 힘을 더 실을 수 있다.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해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부서지기 어려운 바니(BANI) 시대, 채용시장에서 인재를 어떻게 뽑느냐가 회사의 미래를 좌우할 전망이다. 2024년 경기 전망은 여전히 어둡고 기업들의 채용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시기 속에서 채용담당자들의 역할도 다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인재 전쟁 속에서 인원을 충원하기 급급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부터는 우리 기업에 잘 맞는 인재를 검증해 채용하는 질적 채용으로의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2023년 채용 시장에서 ‘일하는 방식(Working Method)’의 변화가 중요했다면 2024년에는 ‘일하는 문화(Working Culture)’가 부각될 전망이다. 코로나 때 언택트 채용을 하면서 빠르게 ‘일하는 방식’을 바꿨다면, 점차 코로나가 끝나면서 대면과 비대면을 합친 상황에서 ‘어떻게 일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인가?’ 고민하고 있다. MZ세대가 채용되면서 기존 문화가 변화하고 있다. 기업들은 ‘일하는 방식’을 넘어서 ‘일하는 문화’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제 기업에 추구하는 ‘일하는 문화’를 명확히 해야 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따라서 조직 문화에 적합성이 높은 지원자가 합격할 가능성이 높다. 일만 잘하는 사람은 필요 없다. 조직 구성원들과 협업하고 조직 문화에 잘 적응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조직 문화에 따라 기업들의 채용 방식도 달라질 것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인력의 재배치와 구조조정이 되고 있다. 오히려 나가지 말아야 할 핵심인재는 유출되고, 잉여인력은 어떻게든 버티려는 형국이 벌어진다. 스스로 핵심인재를 뽑고 어떻게 배치하느냐는 결국 대한민국의 미래와도 관련이 있을 전망이다.
2024년 10대 채용트렌드 키워드
1. 컬처핏 시대 : 직무적합성보다 문화적합성으로 인재를 뽑는다.
‘컬처핏(Culture Fit)’이란 말 그대로 지원자와 기업의 조직문화가 부합하는 정도를 뜻한다. 지식을 가르칠 수 있지만 가치관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컬처핏 인터뷰(Culture-fit Interview)’는 지원자가 기업의 조직 문화와 얼마나 잘 맞는지를 의미하며 그 기업이 추구하는 방향성과 채용 대상자와의 적합성을 보는 면접이다. 채용이 조직문화를 만들게 된다. 당신의 조직문화는 어떠한가?
2. 챗GPT 자기소개서 : 챗GPT로 자기소개서를 쓰고 교정한다.
‘챗GPT’는 챗(Chat)과 생성형 사전학습 변환기(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의 합성어다. 챗GPT 열풍으로 이제 대학교나 기업에서도 보고서, 기획서, 글쓰기를 하는데 많이 활용하고 있다. 챗GPT를 활용해서 자기소개서를 쓰는 경우가 많다면 이제 과연 자소서가 채용전형의 중요성이 낮아질 전망이다. 만일 챗GPT 활용으로 자소서 중요성이 낮아진다면, 기업들은 다음 단계인 인·적성 검사나 면접에 힘을 더 실을 수 있다.
3. MZ세대 면접관 : ‘팀장 이상 면접관’에서 ‘MZ세대 면접관’으로 바뀌고 있다. ‘MZ세대 면접관’이란 채용 면접에서 기존 팀장 이상이 아니라 실무자가 직접 현업에서 함께 일하고 싶은 인재를 뽑기 위해 면접관이 되고 있다. 기존 간부 이상이 면접하면 세대 차이도 많이 나기 때문에 신입사원을 잘못 판단하는 오류가 생길 수 있다. 함께 일할 실무자가 나이 차이가 적은 후배를 뽑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이다. 기업들이 20·30대 면접관을 투입하는 이유는 직원을 채용하는 것도 더 이상 기존 잣대로 인재를 평가하기 어렵다는 반증이다.
4. 다이렉트 소싱 : 헤드헌터 대신 자체 인재를 직접 찾고 채용하고 있다.
‘다이렉트 소싱(Direct Sourcing)’은 회사에 맞는 인재를 공개 모집하는 것이 아닌 회사가 직접 찾아 적극적으로 나서는 채용방법을 뜻한다. 인재 확보 과정에서 ‘다이렉트 소싱’은 채용 담당자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최고의 인재와 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자와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보장하는 채용 전략이다. 표면적으로는 기업이 제3자 헤드헌터를 모집하는 대신 자체 인재를 찾고 채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5. 웰니스 : ‘육체’와 ‘정신적 건강’의 조화를 통해 직원 만족도를 높인다.
‘웰니스(Wellness)’는 웰빙(Well-being)과 행복(Happiness), 건강(Fitness)의 합성어로, 육체적, 정신적 건강의 조화와 함께 주변의 환경적 요소까지 관리해 최종적으로 삶의 만족도를 높이는 건강한 삶을 뜻한다. 팬데믹 불확실성으로 인해 임직원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많은 타격을 입었다. 기업 조직문화는 임직원을 ‘일하는 기계’가 아닌 ‘사람으로서 존중’해야 한다.
일과 휴식에서의 집중과 동시에 개인의 웰니스 활동을 함께 하는 근무방식으로 ‘웰니스 워케이션’도 등장하고 있다.
6. 대체불가능한 인재상 : 다른 사람으로 ‘대체 불가능한 인재’가 뜬다.
‘대체불가능한 인재(Irreplaceable people)’는 다른 사람보다 탁월하고 훌륭한 사람으로 대체 인물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제 평균 인재가 실종하고 탁월한 핵심인재가 필요하다는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 조직문화의 수준을 다른 차원으로 끌어올린 인재 중의 인재를 의미한다. 이런 인재는 대체가 불가능하다. 이런 인재의 부재로 인해 그 조직은 큰 아픔이 겪을 수 있다.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인재, 없어서는 안 되는 인재가 될 수 있다. 단지 독단적인 인물이 아니라 더불어 갈 수 있는 인재가 될 수 있다. 회사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 회사 안에서 개인이 자신의 경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7. 직원 리텐션 전략 : 퇴사가 보편화되면서 직원 유지가 중요해진다.
‘직원 리텐션(Employee Retention)’은 직원을 계약 상태로 유지하여 안정적이고 생산적인 인력을 구축하는 조직의 능력이다. ‘대퇴직의 시대’에서 ‘직원 유지 전략’까지 어떻게 발휘하느냐가 회사의 미래가 달렸다. 직원 이직률을 줄이기 위한 정책과 프로그램을 수립하는 조직은 퇴사자를 붙잡고 핵심인재를 유지할 수 있다. 높은 직원 유지율을 달성하는 데 성공한 회사는 비즈니스 목표 달성과 신규 채용 모두에서 유리한다. 채용 시장에서 직원 리텐션 전략에서 인재를 유지하는 능력이 중단 없이 높은 수준에서 운영할 수 있는 능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8. DEI 채용 :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을 채용에도 확대된다.
채용 시장에도 다양성이 큰 이슈다. ‘DEI’란 ‘Diversity, Equity, Inclusion’의 앞글자를 딴 용어로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을 핵심가치로 삼아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것을 의미한다. 포춘 500대 기업의 80% 이상이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을 기치로 내걸고, 다양한 인력을 채용하고 일하기 좋은 직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경영환경이 좋아질 때를 기다리지 않고 선제적으로 다양성을 확대하고 포용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다.
9. 마이크로 코칭 확산 : ‘무작성 지시’에서 ‘마이크로 코칭’으로 확산된다.
‘마이크로코칭(Micro-coaching)’은 전통적인 코칭의 대안으로 작고 빈번한 질문, 지원, 피드백 등으로 구성된다. 예를 들면 전통적인 코칭은 1시간을 기본으로 한다면 마이크로코칭은 좀 더 작은 시간 5분간 대화, 채팅, 음성메모, 텍스트 기반 질문 등을 포함된다. ‘마이크로티칭(Micro-teaching)’은 수업 내용, 학생, 수업 시간 등을 소규모로 축소하여 관찰자가 교사의 수업 내용을 관찰하고 분석하여 교사의 수업 개선에 도움을 주는 것을 말한다. 최근 미세한 관찰, 사소한 질문, 미묘한 피드백 등 마이크로 트렌드가 지속될 전망이다.
10. 욜드 시대 : 젊고 주체적인 삶을 지향하는 시니어들이 등장한다.
‘욜드(YOLD)’란 Young과 Old를 합친 말로, 은퇴 후에도 하고 싶은 일을 능동적으로 찾아 도전하며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50~70대를 일컫는다. 경제적 여유를 기반으로 가족을 위한 희생보다 자신에게 투자할 줄 알고 나이에 연연하기보다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려는 가치관을 가졌다. 이들은 젊은이처럼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며 다방면에서 활발한 활동을 통해 사회·경제적으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청춘의 열정과 어른의 지혜를 아우를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