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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영돈 코치 Jan 09. 2017

인생의 속도를 늦춰라! 김민주 리드앤리더 대표

윤영돈의 코칭이야기

마케팅마저도 절제해야 하는 시대다! 인생의 속도를 줄이고 인생의 밀도를 느껴라 - 김민주

'워라밸'이라고 들어보셨는지요? 워크 앤 라이프 밸러스(work & life balance)를 줄인 말이다. 요즘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이 바로 워라밸이다. 고성장 시대는 끝났다. 당장 성과급을 많이 주는 것보다 삶의 여유가 있기를 바란다. 연봉이 높은 기업보다 워라밸이 좋은 기업을 찾고 있다. 야근 회식 보다 정시 퇴근을 선호한다. 여기에 ‘워라밸’을 이끌어줄 멘토가 있다. 

경제경영과 트렌드 분야 30여 권의 저자 김민주 리드앤리더(Read & Leader) 대표는 인터뷰 내내 감정을 빼고 차분한 목소리로 지식노동자(intellectual worker)가 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 김 대표는 서울대학교와 시카고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한국은행과 SK그룹을 거쳐 이제 강연자, 저자, 컨설턴트 등 지식전도사로 맹활약하고 있다. 그의 인생 4막을 따라 가보자. 


1막 : 경제학대사전이 내 인생을 바꿔놓았다. 

그는 어릴 때 만화방에 가면 그날 나온 만화를 다 보고 집에 들어가곤 했다. 기자 출신인 아버지는 그가 만화방에 너무 많이 간다며 만화방에 있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압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때 봤던 만화가 자신의 상상력을 길렀다고 말한다. 그는 서울대학교 사회계열에 입학하고 1년 6개월 지나서 학과를 결정해야 했다. 사회계층론, 사회구조론, 사회갈등론 등 사회학에 대한 관심이 지대했다. 어떻게 하면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을까를 생각하였다. 원래 그의 형이 대학교 4학년 졸업 직전에 사고로 돌아가시면서 유품으로 경제학대사전을 남겨주셨다. 그 때 물려받은 경제학대사전이 고등학교 때에 경제를 공부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고 결국 대학에서 사회학의 유혹을 뿌리치고 경제학 전공으로 돌아선 계기가 되었다. 그는 “경제학은 나에게 사회 현상을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는데 방법론적으로 좋은 훈련도구다”라고 말한다. 조금이라도 경제학 공부를 하신 분은 알겠지만 경제학은 경제생태계의 움직임을 상당히 정교하게 보여준다. 첫 번째, 경제학은 경제에 어떤 충격이 왔을 때 경제 생태계 전반에 어떤 파급효과를 가져 오는지를 논리적이고 계량적으로 설명해준다. 두 번째, 경제학의 여러 학파를 공부하다보면 세상을 보는 다양한 사상적 관점들을 기를 수 있다. 경제학파마다 다양한 이데올로기가 있는데 김민주 대표는 13가지 경제학파를 비교하면서 책을 집필 중이다. 경제학을 공부하는 사람에게 책 한 권만 추천한다면 김민주 대표는 경제 현실과 이론, 역사에 대해 식견이 매우 넓은 제도학파 경제학자 존 갤브레이스(John Kenneth Galbraith)의 [경제학의 역사]를 추천한다. 인생 1막은 당신에게 있어서 진로결정의 시간이다. 자신의 길에 대한 탐색은 정체성을 찾는데 중요하다. 

2막 : 거시경제학과 미시경제학을 통합한 전문 지식 무기를 장착하다
경제 특히 화폐 현상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학교 졸업 후 한국은행 조사부에서 일하다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미국에 시카고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과정으로 입학한 이유는 화폐 공부를 더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경제학에서 특히 유명한 시카고 대학에는 훌륭한 교수들이 많았다. 시카고대학 거시경제학 교수인 로버트 루카스(Robert Lucas)는 이혼 서류를 작성할 때 자신이 노벨상을 받으면 부인이 경제학 상금의 반을 받았기로 했다. 실제로 1995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그래서 남편은 합리적 예상 이론을 개발했지만 이 이론의 실제 혜택자는 막상 전처였다는 일화가 있다. 

미시경제학 분야의 게리 베커(Gary S. Becker) 교수는 그리 어렵지 않은 분석도구를 이용해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멋지게 도출하는 탁월한 교수였다. 게리 베커 교수 역시 1992년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다. 김대표는 2014년에 <하인리히 법칙> 책을 내면서 게리 베커 교수에게 그 책을 헌정했다. 그는 시카고 대학원에서 거시경제학과 미시경제학을 골고루 익힌 후, 현지에서 금융 회사에 다녔다. 인생 2막은 당신에게 전문 지식을 섭취하는 공간이다. 지식을 섭취하는 것은 당신 자신을 풍요롭게 한다.

3막 : 섭취한 전문 지식을 활용하여 사업 개발을 하다
경제를 기차에 비유한다면 실물을 다루는 기업은 기관차에 해당되고, 금융은 화차에 해당된다. 김대표는 자본주의 사회는 실물기업이 주도하고 금융은 부차적으로 따라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귀국 후 기업인 SK그룹 경영기획실의 전략기획팀에 들어갔다. 당시 그가 맡은 일은 그룹의 전략 수립과 그룹 차원의 신규 사업 개발이었는데 무려 200여 개나 되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새로 개발했다. 그 중의 하나가 OK캐쉬백이다.

“OK캐쉬백 아이디어는 사실 간단했어요. 여러 유통 채널에서 나오는 마일리지 포인트들을 통합해 하나의 통화처럼 사용하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를 기획해 론칭했습니다. 처음에는 직장인이나 주부들이 주 타깃일 것으로 예상했는데, 의외로 20대 학생 타깃에게서 큰 호응을 받아 활성화되었죠.”

3040세대들은 캐쉬백 카드의 전신이었던 엔크린 카드를 차에 두고 다니는 경우가 많았고, 그나마도 유통채널의 단말기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으면 포인트 축적이나 사용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작은 돈이라도 놓치는 것이 아까웠던 20대들은 조금이라도 더 모으려고 애썼고, 이렇게 해서 시작된 입소문이 현재의 OK캐쉬백을 성장 궤도에 올려 놓은 것이다. 기존처럼 그룹의 계열사 위주로 진행되는 폐쇄형 마일리지보다는 다른 기업에까지 통용되는 개방형 제도가 성공을 더욱 부추겼다. 
 
당시 회사에서는 직원들이 책 내는 것을 내부정보 유출이라는 이유로 싫어했다. 하지만 그는 SK그룹에 다니면서 그룹 사보인 SK매니지먼트에 정보통신 관련 칼럼을 3년 동안 매달 연재하게 된다. 이처럼 컬럼을 36번 기고하면서 분량은 짧지만 독자가 알기 쉽고 재미있어 하는 글을 쓰는 노하우를 체득하게 된다. 아무리 어려운 내용이라도 쉽게 전달하는 장점을 갖고 있는 김민주 대표는 평소에 가지고 다니는 A4 종이에 틈틈이 메모를 한다. 그날 집에 와서 메모 노트를 다시 보고 관심 사항을 인터넷에서 더 찾아보고 파워포인트 1장에 압축해 담아 놓는다. 이렇게 1차 정리해 놓은 자료는 나중에 강의를 하거나 책을 쓸 때 큰 도움이 된다. 인생 3막은 당신이 주도하는 시간이다. 누구에게 의지 않고 주도적으로 홀로 서기를 해야 하는 시간이다. 

4막 : 책을 30여 권 가까이 내다보니 지식노동의 달인이 되다
그가 2001년에 창업한 '리드앤리더(Read & Leader)는 '세상을 읽으면 세상을 주도할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는 비즈니스 사례를 무기로 책을 집필한다. 그를 만나면 놀라게 되는 것은 번역 책과는 별개로 30여 권 책의 저자라는 사실이다. 회사 과장과 대리가 함께 유럽을 여행하는 책 『마케팅 어드벤처』를 내었는데 이 처녀작은 당시 대단한 베스트셀러였다. 다른 저서로는 『성공하는 기업에는 스토리가 있다』, 『시티노믹스』, 『50개의 키워드로 읽는 자본주의 이야기』, 『경제 법칙 101』, 『레고, 상상력을 팔다』가 있다. 역서도 『깨진 유리창 법칙』, 『트래픽』, 『은밀한 갤러리』, 『폴트 라인』, 『노벨 경제학 강의』 등 많다. 

그는 새로운 주제로 강의를 해달라고 의뢰가 오면 매우 좋아한다. 한 분야를 정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여러 분야의 사람을 만나고 컨설팅과 강의를 하다 보니 그것을 정리한 것이 책이 되었다고 한다. 김민주 비즈북저자모임(BBC, Biz Book Writer‘s Club) 회장에게 책을 쓰는 것은 단순히 유명저자가 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그에게 책은 브레인 차일드(brain child)이다. 자신이 집중만 하면 누구와 타협할 필요 없이 책을 쓸 수 있다. 평일 밤이나 주말에 틈틈이 짬을 내서 글을 쓴다. 메모, 노트에도 쓰지만 컴퓨터에 파워포인트 1장에 핵심 메시지를 적어놓는다. 너무 많은 내용을 적으려면 부담되기 때문에 간단히 적는다. 그리고 여러 파일로 나누지 말고 하나의 파일에 모아 두는 것이 좋다. 나중에 강의를 하거나 책을 쓸 때 이렇게 모아둔 파워포인트를 훑어보면 원하는 것을 쉽게 픽업할 수 있다. 책을 쓰기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내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자신이 하는 작업 자체가 책 쓰기의 원천이 된다. 프란시스 베이컨이 이야기한 말이 떠온다. "그 순간 나오는 생각을 적어라. 골똘히 짜내지 않은 생각들이 보통 가장 가치 있다." 그는 창업 이후 1년에 2권씩 책을 쓰겠다는 목표를 지금까지 지켜오고 있다고 했다. 현재 『다크 투어』, 『인포그래픽 세계사』『우주 마케팅』등을 집필 중이다. 

인생 4막은 당신의 경험을 다음 세대를 위해서 지혜로 만드는 순간이다. 김민주 대표의 인생 4막을 응원한다. 일상에서 경험을 묶고 책을 쓴다. 글을 쓰는 것이 즐거워야 결국 글이 술술 써지는 것이다. 인생의 속도를 늦추고 작은 생각을 적어라. 인생의 밀도를 느껴라.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면 그냥 지나치곤 한다. 하지만 우연히 마주치는 현상이 결국 의미가 있다. 인생이란 굉장한 것이 아니라 사소한 일상에서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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