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장이처럼 생각하는 연습

강아지처럼 생각하자

by 윤코지

피곤한 몸을 뉘이며 베개에 머리를 대는 순간, 짜장이의 엉덩이가 얼굴 위로 탁 내려앉았다.

평소 같았으면 엉덩이를 두드려주며 옆에 눕혔을 텐데, 너무 피곤한 나머지 무심코 강아지를 쭉 밀어내고 말았다. 앞구르기를 하듯 굴러 벌렁 눕게 된 짜장이는 꼬리를 축 내려뜨린 채 내 발치로 가 몸을 뉘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니 얼마나 미안하던지. 조심히 안아 다시 옆에 눕혔지만, 짜장이는 또다시 누워있는 내 발치로 터덜터덜 몸을 옮겼다. ‘강아지가 상처받았구나.’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하지만 인간의 머리로는 강아지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러다 한창 빠져 있던 Chat G*T에게 물어봤다. “내가 강아지를 밀어냈는데, 강아지가 삐진 것 같아.

강아지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내가 많이 밉겠지?” 돌아온 대답은 이랬다.


'강아지는 밀쳐졌을 때 당황스럽고 서운했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나를 미워하지는 않는다.
“왜 나 밀어?”라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당황과 속상함을 느낄 뿐, 그 이상으로 복잡한 감정까지는 어렵다.

물론 이런 일이 반복되거나 강한 힘이 가해지면 강아지도 상처를 받고 사람을 피할 수 있다.

그래서 삐진 것처럼 보일 땐 천천히 다가가 이름을 부르고, 손등 냄새를 맡게 한 뒤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라고 했다. 좋아하는 장난감이나 작은 간식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몸을 웅크리고 있던 짜장이에게 다가가 “짜장~ 누나가 미안해.” 하고 쓰다듬어 주니 꼬리가 살살 흔들리는 게 보였다. 작은 간식 두 알을 먹고 나자 짜장이는 다시 활발한 짜장이로 돌아왔다.


한결 편안해진 마음으로 다시 눕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짜장이처럼 생각하는 연습을 해봐야겠다고.

나는 다른 사람의 눈치를 많이 살피는 편이다. 작은 실수를 하면 ‘이 일로 내가 불편해지면 어쩌지?’, ‘이 사람이 나를 한심하게 생각하면 어쩌지?’ 혼자서 앞서 걱정하며 넘겨짚곤 한다.

이게 안 좋은 습관이라는 걸 알면서도 고치기는 쉽지 않았고, 쉽게 나아지지도 않았다.
눈치를 보다 보니 오히려 실수가 반복되기도 했다.


그런데 짜장이를 통해 아주 단순하고 좋은 방법을 배운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짜장이처럼 생각하기.

당장 느껴지는 감정은 느끼되, 그 감정 때문에 혼자서 복잡한 이야기를 만들어내지는 말자.

강아지는 참 명쾌한 동물이다. 나도 명쾌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Q. 당신도 누군가(혹은 무언가)를 통해 생각하는 방식을 배운 적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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