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이여!

순수 이후의 죽음

by 윤동준

그대는 젊음을 느껴보지 못했다

예민함과 감수성은 고통을 느꼈고

타인의 슬픔은 그대의 죽음이었다


누군가의 비참에 절규했고

이웃의 폭력에 무너졌고

가족의 비보에 쓰러졌고

친구의 요절에 심연으로 빠졌다


늙음이란 삶 그 자체다

그렇기 때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망에서 희망을 보자

포기에서 새로운 도전을 품자


내 실패가 그대 실패가 아니고

그대 성공이 인류의 성공이 아니듯

이 모순을 즐겨라


젊음을 우상화하지 말기를

방황은 극복보다 무너짐을 더 가져오듯

그대 성찰이 모두의 성찰이 아니라는 것


늙은 문제를 새로운 문제로 바꾸기를

미래의 실패가 더 먼 미래의 승리가 되듯

그대 죽음이 후대의 삶이 된다는 것


우리 서로 미워하고 사랑하며

이 수준낮은 연극을 끝마치고

진짜 죽음에 다가가자


런던에서

03/22/2026


본 글 사진의 저작권자는 필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