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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공룡 Jul 07. 2019

#101. 내게 익숙한 내 모습

< 윤공룡 그림일기 >



제가 그림일기에 그리는 캐릭터에는 안경을 안 그렸지만,

사실 전 시력이 나빠서 안경을 착용하고 있어요.


고등학생 때,

안경을 처음 낀 모습을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더니 하나 같이 다들 같은 반응을 보였어요.


"너 안경 너무 어색해"

"안경 갑자기 왜 써?"

"안 어울려."

"안경 벗어"


그러다 보니 수업할 때만 착용하고 일상에서는 눈이 나쁜 상태로 다녔더니,

시력이 더 나쁜 눈을 다른 한쪽 눈이 따라가더라고요.

결국 매일 안경을 착용하게 되었죠.


근데 요즘은 반응이 많이 달라요.

가끔 렌즈라도 착용하고 나가는 날이면,


"안경 왜 벗었어?"

"안경 써."

"아 어색해."

"얼굴이 허전해."


이제는 안경을 착용하는 제 모습이 익숙한 사람들.


주변 사람들에게 익숙한 모습으로 기억되고,

또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의 익숙한 모습을 잊어버리고 잃어버린 것 아닐까요...?


사실 2n 년 넘도록 살아오면서,

제게 익숙한 저의 모습은 무엇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안경을 쓴 모습도,

안경을 벗은 모습도.


안경뿐만 아니라 모든 것에 있어서 말이죠. 

(어쩌면 이렇게 모르는 모습이 제게 익숙한 저의 모습일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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