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공룡 그림일기 >
제가 그림일기에 그리는 캐릭터에는 안경을 안 그렸지만,
사실 전 시력이 나빠서 안경을 착용하고 있어요.
고등학생 때,
안경을 처음 낀 모습을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더니 하나 같이 다들 같은 반응을 보였어요.
"너 안경 너무 어색해"
"안경 갑자기 왜 써?"
"안 어울려."
"안경 벗어"
그러다 보니 수업할 때만 착용하고 일상에서는 눈이 나쁜 상태로 다녔더니,
시력이 더 나쁜 눈을 다른 한쪽 눈이 따라가더라고요.
결국 매일 안경을 착용하게 되었죠.
근데 요즘은 반응이 많이 달라요.
가끔 렌즈라도 착용하고 나가는 날이면,
"안경 왜 벗었어?"
"안경 써."
"아 어색해."
"얼굴이 허전해."
이제는 안경을 착용하는 제 모습이 익숙한 사람들.
주변 사람들에게 익숙한 모습으로 기억되고,
또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의 익숙한 모습을 잊어버리고 잃어버린 것 아닐까요...?
사실 2n 년 넘도록 살아오면서,
제게 익숙한 저의 모습은 무엇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안경을 쓴 모습도,
안경을 벗은 모습도.
안경뿐만 아니라 모든 것에 있어서 말이죠.
(어쩌면 이렇게 모르는 모습이 제게 익숙한 저의 모습일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