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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공룡 Nov 23. 2018

#39. 욕

< 윤공룡 그림일기 >



여러분들은 생활 속에서 비속어나 은어를 많이 사용하시나요?

저는 평소에 비속어나 은어를 사용하지 않고, 바른 언행을 가지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어렵지만요, 안 쓰다 보니 입 밖으로 나올 때 어색해지더라고요.)


이번 그림은 얼마 전에 겪은 이유도 모른 채 욕먹은 일을 그린 그림일기예요.

친구와 같이 맥주 한 잔을 하고 집에 들어가기 전, 볼일을 보러 화장실을 들어갔지요.


좁은 화장실이라 두 명이 같이 들어가 있는데도 꽉 찬 느낌이 들었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문을 열고 들어오더니 대뜸 변기 칸으로 들어가더라고요. 몹시 볼일이 급한 사람이거나 속이 안 좋은 사람인가 보다 하고 있는데...


"야, XX들아, 너네만 술 마시냐? 조용히 해라 좀."


어리둥절해하고 있을 때, 문을 열고선 나오더니 저와 제 친구를 보면서 욕을 하기 시작하는 겁니다.

친구도 저도 그대로 굳고 그 욕을 다 듣고 있는데, 친구는 싸움에 휘말리면 안 되는 상황이기에 참고 있었고, 저는 이 상황에서 자꾸만 웃음이 흘러나왔어요. 그래서 그 상대방을 보면서 씩 웃고만 있었죠.


그러더니,


"술 마시러 왔으면 조용히 마셔라. XX."


라고 하면서 변기 칸 문을 다시 닫더라고요.


그렇게 아무 일 없듯이 욕만 듣다가 나와서 친구랑 헤어지고 집에 들어왔는데...

너무 화가 나는 겁니다.


"'아, 아까 술 마시러 온 거 아니고 술 마시고 집에 가는 거고, 여긴 화장실이다.'라고 할걸 그랬나...

아니면 오랜만에 나도 욕 좀 해볼 걸 그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별별 생각이 다 들었지만,

잘 피했고, 져주는 게 이기는 거라 생각하며... 꼭 본인 같은 사람을 만나서 잘못했다고 울고 불고 비는 상황을 겪길 기도? 저주?를 했어요.


이렇게 또 참는 법을 배우게 됐어요.




더 많은 그림 보러 가기는


https://instagram.com/yoondinos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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