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11
10살이 되면 혼자 자기로 철썩 같이 약속했건만. 남반구의 여름은 덥고 집에 에어컨은 안방에 한 대밖에 없기 때문에 잠을 위한 홀로서기는 잠시 미뤄둔 상태였다. 그런데 오늘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 정확하게는 나에게 분 바람이다. 아이들은 여전히 혼자 잘 생각이 없다.- 10살에 못 한 홀로서기를 당장 시작하라며 불호령을 내렸다. 즉흥적인 엄마의 결심에 아이들은 약간 반항하긴 했지만 예상외로! 순순히 잠이 들었다. 그런 것 보면 시간이 지나 무르익어가긴 하는가 보다. 아무리 기를 써도 1년이 지나지 않으면 나이를 먹지 못 하듯 아이들의 거의 모든 일은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지금은 잠을 위한 홀로서기이지만 언젠가 정말로 내가 없이 오롯이 홀로 설 아이를 생각해보면 코끝이 찡하다.
그 대견한 모습을 볼 때까지 무탈한 시간이 지나가길.
아이들에게 조금 힘든 시간은 있겠지만 많이 힘든 시간은 오지 않기를.
낡은 애착 인형처럼 힘든 시간에 찾아와 한동안 문질문질 만지다 보면 다시 일어날 용기를 낼 수 있게 해주는 엄마가 되어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