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24 (맑음)
오늘 아이들 치과 예약이 있었다. 브라질엔 한국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한인 치과를 가려면 30분쯤 운전을 해서 가야 한다. 가는 길이 초행이기도 하고 우리나라의 강변북로 같은 마지나우를 한 번도 나가본 적이 없어서 과연 내가 거기까지 아이 둘을 태우고 갈 수 있을까 겁이 났다. 그래서 결국 10분 거리의 남편 회사까지만 내가 운전을 하고 일하는 남편을 불러내 운전을 시켜서 치과를 다녀왔다. 이 무슨 바보 같은 일이람. 운전 경력 3년이나 되었다고 하기가 부끄러운 일이다.
아무리 해도 쉬워지지 않는 일이 누구나 하나쯤 있다. 나에겐 그것이 운전이다. 벌써 햇수로 3년이나 되었는데도 언제나 차에 타면 두근거린다. 어떤 이는 드라이브로 스트레스를 푼다는데 나는 스트레스 쌓이는 일이다. 운전에 재능이 없어서 그런가. 재능이 있는 일은 쉽고 쉬우니 잘하고 잘하니 재미있다. 내가 미술 시험에서 수를 못 받은 적이 없어서 미술은 누구나 수 혹은 우를 주는 줄 알았는데 아닌 걸 알았을 때 놀라움이란. (물론 재능이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운전은 해도 해도 재미가 없다.
생각해보면 나는 방향치인 데다가 길치이고, 순발력도 없다. 운전을 못 할 만한 삼박자가 고루 갖춰진 사람이다. 그래도 운전을 못 하면 아이들 데리고 어딘가를 갈 때 의존적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 싫어서 꾸역꾸역 운전을 한다. 하지만 어쩔 수 없으니까. 그래도 한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잘하게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