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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점 우물 Feb 06. 2020

경계에 서 있는 시간

거울명제

플라톤 아카데미 최진석 교수의 강의를 보고 생각을 정리해보았다.


작년 내내 회사일로 마음이 괴로울 때가 많았다. 하지만 그 사건들은 이미 끝났고, 시간이 지나 내가 모은 자료로써 문서화되어 마무리됐다  그리고 나는 그 지옥에서 열외되고 보호되었다. 물론 평온한 지옥도 시작되었다. 나는 지난 일들의 객관적 사실을 밝혀내는 일 자체가 중요했다기 보다, 그 일을 통해 무엇을 느끼고 깨달았는지 그 일을 통해 내게 진실과 정의의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았다. 그것이 날 지탱해주고 있으므로 중요했다. 그리고 나는 내가 진정으로 바라는 삶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했다.


나는 더 이상 꿈만 쫓는 어리석은 자는 아니다. 그래서 안정적인 직장을 찾았고, 적응해가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회사 오너가 하고 싶은 일을 이루는데 나의 소중한 시간을 모조리 바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작 내가 꿈꾸었던 일들은 매일 미룬 채로 이대로 괜찮은 건지 되물었다. 하지만 일을 통해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책이나 글쓰기가 아닌 것들로부터의 배움도 값진 것이었다. 또한 지금 이렇게 일을 하는 것도 남이 아닌 나를 위해서 하는 것이라고 인식을 전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삶의 모든 선택의 순간순간이 내 인생을 결정하고 나를 위한 일임을 잊어선 안된다.


나는 내 삶을 스스로 개척해왔고, 끊임 없이 도전해왔다. 새로운 일이 수천가지 주어져도 두려워하지 않고 부딪치며 나아갔다. 나의 빠른 정보조사력, 멀티태스킹, 문제해결력. 그것이 나의 큰 장점이었다. 하지만 그만큼의 일이 주어지면, 그리고 그것을 포기하지 않고 모두 해내기 위해 노력한다면 생길 수 밖에 없는 능력이기도 했다. 나는 때론 화가나 있었고, 스트레스 때문에 많이 앓기도 했다. 하지만 계속 일어나서 다시 무섭도록 빠르게 열심히 일했다. 무엇도 잃을 것이 없었다.

그러다가 번아웃이 오긴 했다. 그때는 많은 휴식이 필요했다.


나는 거울을 보며 조용히 내게 말한다.


나는 내가 바라는 삶을 살 자격이 충분하다. 나는 용기 있게 나를 표현하며 살고 있고, 나의 배움은 부족하기 때문에 충분하다. 매일이 배움이라는 것을 알기에.


나의 존엄성과 존중에 반하는 것에는 과감하게 거부할 것이다. 이제부터 나는 배울 때도 어떻게 미래의 어린 친구들을 가르칠 지를 생각하며 배울 것이고, 책을 읽을 때도 내가 어떻게 쓸 것인지를 생각하며 읽을 것이고,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더라도 내가 어떻게 말할 것인지를 생각하며 들을 것이다. 그것이 나의 소명들과 연결되기에.


나는 경계에 선 자로써의 야성을 가지고,

생각하고 주체적으로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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