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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BLUE NOTE

백지

by 곽소민


백지


하얀 종이를 놓고
서성인다


흰 지우개 들고
종이를 지운다


죄를 씻듯
세례를 준다


깊고 푸른 음성
눈처럼 상승하는 사유
박하맛 독서


곧, 구멍이 날 것 같은 현기증
그 속은 화이트홀


빠져나가는 방법을
우린 이미 알고 있다


흰 종이를 놓고
입 속에 거미줄 맨다


우주적 하루는
내일도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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