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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소민 Feb 19. 2020

불어레슨

20170214

12월부터 나는 일주일에 한번 불어 레슨을 받고 있다.



토요일 오전, 포카혼타스와  남상아를 고루 닮은 매력적인 선생님과 함께, 불어뿐 아니라 예술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하며 즐겁게 배우고 있다. 나는 원래 날 깨우치고 가르쳐주는 선생님들을 참 좋아하지만, 잘 통한다고 느끼는 선생님을 만난 건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선생님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는 선생님을 아주 오래된 친구처럼 가깝게 느끼고 있다. 발레리의 시를 같이 읽고 감동했고, 프로지디 화가 어린이들의 그림에 나타나는 색깔에 대해 이야기하며 함께 흥분했다.

그 외에도 우리는 매 시간 흥미로운 많은 주제들로 열띤 수업을 한다. 물론 연애이야기는 빠질 수 없다. 가끔은 시간을 잊을 만큼 우리는 웃고 또 웃으면서 불어로 이야기 한다. 아직 완전히 깨어나지 않은 내 불어 실력 때문에 내가 영어랑 섞어 불어를 하거나, 묘한 형용사와 단어의 결합으로 문장을 만들면 선생님은 귀엽게 여겨주신다. 그 중에서는 우리가 만든 굉장히 드물고 예술적인 표현이 나오기도 한다. 그것을 발음하는 것은 더욱 환상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에, 불어는 항상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선생님은 내가 부담감을 느끼며 공부하는 걸 원치 않으셔서, 편안한 마음으로 워밍업 할 수 있게 도와주셨다. 나는 그점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간은 충분히 불어에 다시 적응하는 기간을 가졌으니,

이제는 차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 등에 틈틈히 공부를 한다. 전에 회사를 다닐 때도 지하철에서 매일같이 공부하고, 점심시간에서 10분을 떼어 한달 안에 불어책 한 권을 다 마쳤던 적도 있다. 비록 그때보다 지금은 더 바쁜 나날이지만, 시험을 패스하는 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과락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부끄럽지 않을 만큼 더 공부해서 좋은 성적을 받고, 내가 노력한 시간들에 똑같이 따라오는 실력을 가지고 싶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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