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에세이
나의 첫직장은 홍콩 패션브랜드이다.
2000년 대 초, 입사하여 3년 동안 치열하게 일했던 첫 직장 생활 이야기.
수차례 면접에 낙방 후 첫 회사에 합격을 했다.
대학교 시절, 대기업 취업을 목표로 취업준비를 해 본적은 없었다. 일치감치 수입브랜드 MD (상품기획)로 목표를 잡고 전문패션회사에 주로 입사지원을 했었다. 그 마저도 참 쉽지 않았지만..
취업준비 대신 대학교 때 경험삼아 한 일들은,
1. 우연한 기회로 하게 된 패션잡지 어시스턴트. 1년 반 동안 했다.
2. 파리 의상조합학교 썸머스쿨 (여행을 안 보내주시던 부모님 설득용)
3. 뉴욕 한달 살아보기 (미술관, 뮤지컬, 발레 등 공연 보기, 종일사람 구경하기, 길거리 연주 듣기 등)
결론적으로는, 대기업이 아닌 이곳 상품기획팀 MD로 첫 직장생활을 한건 나에게 좋은 일 이었다. 다른 회사에서 2배 되는 기간 동안에도 못 할 일들을 했고,성장했다.
회사생활은 터프했고 밤 12까지 야근도 잦았다. 디자이너 없이 MD가 담당 카테고리에 대한 상품디자인, 피팅, 품평회, 발주, 데이터 분석,150개 매장의 신상품 공급, 상품이동, 재고소진 까지했다. 그땐 몰랐지만 대기업에서는 3-4명이 할 일이었다.
입사 후 바로 담당 카테고리가 주어졌고 3개월 만에 품평회를 직접 했다.
수 많은 사람 앞에서 사장님에게 혼나고 화장실에서 혼자 울었던 기억, 선명하다. '저 사람'에게 인정 받을 때 까지 이 회사를 절대 안 나간다. 라고 마음을 먹었었다. 그냥 20대의 오기 같은 자존심이었다.
매주 월요일 아침 9시에는 인민재판을 방불케하는 주간회의가 있는 날. MD들은 7시에 일치감치 출근해서 자료를 출력하고 분석한다.
ㄷ자로 놓여진 책상 가운데 사장님이 앉으시고양 옆으로 한 쪽은 상품기획, 맞은편은 영업팀과 주요매장 점장들이 앉는다. 사장님이 앞에 띄여진 스크린의 지난 주 판매 20위 상품을 하나하나 얘기한다.
장장 회의는 3시간 동안 이어지곤 했다.
감정하나 실리지 않은 묵직한 목소리로 사장님이 '자 1위 상품 얘기해보세요.' 한다.
긴장의 순간. 오늘은 누가 단두대에 오를까.
영업팀에서 1위 상품이 주말에 매장 입고 수량이 적어 판매를 못했다는 얘기가 나오면 담당 MD는 장례식 날이 되었다. 매주 회의를 통해서 논리와 데이터로 싸우는 법을 익혀갔다.
사장님은 독설가로 유명했다. 특유의 묵직한 톤으로 툭툭 뱉어내는 말은 날카로웠다. 당신이 일류대 출신이라 일류대를 선호하여 뽑은 직원들은 (나를 제외한) 이런 말을 오래 견디기 힘들었다. 당연히 MD들의 이직율은 높았다.
이 회사의 장점은 데이터 분석하는 전산 시스템이 스마트하게 잘 되어 있었고, 쓸데없는 보고서를 통한 보고체계가 없었다. 의사결정은 번복 되기도 했으나 빨랐고, 당시 업계 1위 브랜드로 매출 성장세가 컸기 때문에 내가 브랜드 성장에 큰 역할 하고 있다는 생각도 가질 수 있었다. 그런 이유에서 재 입사를 하는 사람도 많았다.
1년에 두세번, 상품을 바잉하기 위한 출장도 잦았다. 홍콩, 중국, 뉴욕 등 10번의 출장을 갔다. 재직 3년 동안 비교적 빠르게 대리승진을 했고, 사내 다른 팀의 상품기획팀 팀장을 맡았다. 그러나, 오히려 퇴사를 결심하게 되는데...
뭐 어때, 떠나도 괜찮아 : 이기적 워킹맘의 자아찾기 나홀로 여행저자티라미수출판더블유미디어발매2018.02.20.
커리어 성장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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