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 후 취준, 면접 탈락

커리어 스토리

by 윤 Yoonher

오래 전 이야기로 쓰는 커리어 성장스토리 #6. 입니다.
퇴사,이전 이야기는 이전 글을 참고해주세요


일년 만에 돌아온 한국은 왠지 낯설었다. 어제까지 나를 감싸던 유럽의 공기와

인천공항에 내리자마자 느껴지는 현실은 뭔지 모를 확실한 차이가 있었다.

그래도 새 출발에 대한 희망감 만큼은 가득했다. 작은 오피스텔의 신혼집도 이태리 감성으로 보면 2명에게 충분히 낭만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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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라노에서 졸업 전 지원해놨던 모 대기업 경력공채 면접일자가 잡혔다.
만반의 준비를 했다. 게다가 첫 직장 3년 경력은 이직에 적당한 무게였다.
1차 실무진 면접, 2차 인적성검사, 3차 영어 필기와 구두면접에 차례로 합격했다.
최종 임원진 면접만 남았다.


머리를 단정히 하나로 묶고. 피렌체 프라다 아울렛에서 건진, 심플한 핏의 노란 실크 블라우스를 입고 최종 면접장소에 들어갔다.

'무슨 브랜드를 하고 싶나요?'
그 회사는 많은 수입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었다. 나는 트렌디한 유럽브랜드들을 댔다.
그러자, 'OO 브랜드를 할 생각은 없나요?'
가운데 앉아 있는 임원분이 미국캐주얼 브랜드는 생각이 없냐고 물어왔다.

내 첫직장과 비슷한 브랜드였다.
그 브랜드를 할꺼라면 유학을 간 의미가 없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OO도 좋습니다. 하지만 저는 xx 같은 유럽브랜드를 하고싶습니다.'
길고 긴 4차까지의 면접을 드디어 마쳤다.

결과발표까지 1주일 이상 걸렸다. 기다림은 언제나 그렇듯 지루했다. 약속 된 날짜, 오후 5시가 되자마자, 회사 사이트에 접속해 합격자 발표란에 내 이름을 쳤다. 두근두근 ..................

친절한 팝업메세지가 떴다.


죄송합니다. 당사에 지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쉽게도 이번 채용에 합격하지 못하셨습니다.


1%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불합격이라니.
아무래도 노란 블라우스가 문제였나. 아무리 패션회사여도 대기업인데. 검정 블라우스를 입었어야 했나...? 아니면 화이트...?

첫직장과 비슷한 미국 캐주얼브랜드,
열심히 하겠다고 했어야 했나.(맞다. 그랬어야 했다. 내 의견은 임원 면접에서 얘기하지 않는편이 좋았다)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속을 스쳤다. 물론, 이유를 찾는다 한들 결과는 변하지 않았다.

불.합.격.
며칠을 침대에 누워있었다.
이 면접을 위해 밀라노에서 졸업식도 하지 않고 달려왔는데. 모든 의욕이 한 순간에 몸에서 빠져나가는 듯 했다. 다른 대안은 생각조차 하지 않은 것이었다. 자만했다.


30살 가을, 그렇게 나는 다시 시작하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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