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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맛있게 마시는 방법, 다섯 가지 tips

by 이윤환 변호사

와인을 마시다 보면 이런 의문이 든다.



“지난번 와인바에서 마셨던 그 와인을 사다가 집에서 마셨는데, 왜 맛이 다르게 느껴질까?”



필자가 와린이 시절 이런 질문을 던지자, 와인 고수 분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누구랑 먹었는지 잘 생각해 봐”



틀린 말은 아니다.

내 기분과 분위기는 그 와인 맛을 결정하는 요소 중의 하나이니까.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취기가 가득한 상태에서 추가로 주문한 1병의 와인은 로마네꽁띠 보다도 맛있는 법이다.


그러나 오늘은 다른 측면에서 와인의 맛을 결정하는 요소들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필자는 집에서 먹는 와인과 와인바에서 먹는 와인의 맛에 차이가 나는 이유를 다섯 가지로 설명하고자 한다.






우선은 온도이다.



gyeolhonsig-nal-aleumdaun-jangsig.jpg 출처: freepik



와인의 서빙 온도는 지켜주는 것이 무조건 좋다.

가령 레드 와인의 통상 적정 음용온도는 15도에서 18도 사이라고 이야기한다. 물론 레드 와인 중에서도 섬세한 와인은 12도에서 14도로 마시면 더욱 좋다.


그런데 실온을 생각해 보자.

최소 20도 이상이다.

한편 냉장실에 보관했다가 바로 꺼낸 와인은 최소 8도 미만이다.


와인셀러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통상 그 온도를 13도에서 15도 사이로 세팅을 하기 때문에, 레드 와인을 셀러에서 바로 꺼내어 먹어도 좋다. 그러나 와인셀러를 보유하고 있지 못하고, 와인에 대한 경험도 부족하다면 적정 온도로 와인을 서빙하는 것이 만만치 않다.






다음은 시음적기이다.



olae-doen-waineolieseo-baeleol.jpg 출처: freepik



보르도 레드 와인의 경우, 시음적기라는 개념이 적용되는 대표적인 경우이다.


가령 샤또 꼬스데스뚜루넬 2000 빈티지를 2003년도에 마시는 사람과 2024년도에 마시는 사람은 완전히 다른 경험을 하는 것이다. 열리지 않는 와인이란 개념은 주로 보르도 레인 와인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된장찌개를 만들었는데 물이 끓지 않아 된장이 완전히 풀리지 않았다고 보면 된다. 최근 양조 트렌드가 바로 마실 수 있는 와인을 만드는 것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고가의 와인들은 시음적기가 병입 후 한참 뒤에 다가온다.


이를 무시하고, 고가의 최근 빈티지 와인을 오픈하시는 분들은 그 와인의 진정한 면목을 발견하기 쉽지 않다. 반면 소믈리에가 서빙하는 와인바 및 식당에서는 소믈리에의 추천 과정을 통해 시음적기에 도달하지 않은 와인들이 리스트에서 배제되거나 리스트에는 존재하지만 추천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






세 번째는 안정화 이슈이다.



namu-teibeul-wie-aleumdaun-jong-i-bongtuwa-beullaeg-wain-byeong.jpg 출처: freepik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필자는 필자의 경험을 토대로 ‘오늘 구매한 와인은 절대 오늘 마시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킨다. 최소한 1주일 정도 이상(통상 1개월 이상)은 셀러에서 안정화를 거친 뒤 마신다. 물론 보르도나 부르고뉴 와인과 달리 화이트나 나파 와인 같은 경우에는 안정화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 그러나 셀러가 있고, 셀러에 오늘 마실 와인이 충분히 있다면 굳이 오늘 구매한 와인을 바로 마실 이유는 없다.


그렇다면 오늘 바로 와인을 구매해서 마셔야 하는 경우에는 어쩌란 말인가?

비교적 와인을 잘 보관하고 있는, 굳이 셀러까지는 아니어도 실내 온도가 20도 미만인 곳에서 와인을 보관하고 있는 와인샵에서 와인을 구매해서 마시자. 식당도 마찬가지이다.


와인을 생명체라고 믿는 입장에서는 와인의 안정화가 절대적이다. 필자가 와린이 시절 비싼 와인을 구매해서 바로 마신 결과 형편없는 맛을 경험하였지만 같은 날 구매했던 같은 와인을 셀러에서 보관하다가 몇 달 뒤에 마신 와인에서는 훌륭한 맛을 느낀 경험이 많았다. 믿든 믿지 않든, 최소한 프랑스 와인에서 안정화는 중요하다.






네 번째는 에어브리딩 문제이다.



mulbyeong-e-wain-eul-busneun-cheugmyeon-bogi-son.jpg 출처: freepik



필자는 가급적이면 서빙 전, 최소 15~30분 정도 전에 와인을 오픈하고, 먼저 테이스팅 한다.

기분 나쁜 환원취나 불쾌한 냄새가 느껴진다면, 다소 서빙 시간을 늦춰 와인에게 시간을 준다. 가령 기분 나쁜 냄새는 느껴지지 않지만 와인이 너무 단단하게 느껴진다면, 디캔터 사용도 고려한다.


최악의 경우는 와인을 테이스팅 하지도 않고 곧바로 디캔팅하는 경우이다. 한번 산화된 와인은 되돌릴 수 없다.


와인을 오픈과 동시에 서빙하는 것도 사실은 리스크가 존재한다. 매일 같은 와인을 서빙하면서 그 와인에 대해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소믈리에가 아니라면 최소 20분 정도는 미리 오픈하여 와인에게 시간을 주자.






마지막은 이다.



seonban-e-maedallyeo-wain-jan-ui-geunjeob-chwal-yeong-sujig-syas.jpg 출처: freepik



크리스털 잔이 좋다든가 림이 얇은 와인 잔에서 와인 맛이 더 잘 느껴진다든가 하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설거지 후에 자연건조를 시키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와인 잔을 설거지한 후에도 자연건조를 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되면 와인 잔에는 물 때 자국이 남고 미묘한 물 냄새가 남게 된다.


그 미묘한 물 냄새가 와인에 영향을 미친다. 와인 잔을 항상 마른 리넨으로 건조해서 보관해야 하는 이유이다.








소주는 이렇게까지 복잡하지 않는데, 와인은 따져야 할 것들이 많다고 불평할 수도 있다.

그런데 사실 와인은 소주랑 비교하면 안 된다. 최소한 소고기랑 비교해야 한다. 소주를 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소주는 거의 0도에 가깝게 그리고 아주 작은 잔에 한 잔을 털어 마신다.


왜냐고?

향 따위는 맡지 않고 그냥 취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명이다.


반면 음식을 사랑하는 사람이 소고기를 맛있게 먹고자 하는 마음과 와인을 사랑하는 사람이 와인을 맛있게 먹고자 하는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다.



맛있게 먹고 싶다면 원칙을 지킨다.



가령 소고기에 진심인 사람이 냉장고에서 소고기를 꺼내 바로 불에 굽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냉장온도로 보관된 소고기 육즙이 열을 받아서 수증기로 쉽게 날아가기 때문이다. 소고기를 사랑하는 사람은 소고기를 굽기 전 최소 30분가량을 실온에 보관할 것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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