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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페인은 어떤 잔에 마셔야 할까? (샴페인과 기포)

by 이윤환 변호사

샴페인의 가장 큰 매력은 산도와 기포인데, 오늘은 그중 기포에 대해서 이야기 보고자 한다.


7살 아들 녀석에게 탄산수를 주면 따끔거려서 싫다고 한다.

생각해 보면 그 아빠도 예전에 그랬다. 성인이 되어서도 코카콜라의 탄산을 한동안 좋아하지 않았었다.

심지어 프랑스 파리에 여행 갔을 당시 식전에 웨이트리스에게 물을 주문하자, 웨이트리스는 나에게 ‘gas no gas?’라고 물었는데,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no gas’라고 답하였다.



2148107910.jpg 출처: freepik



워터 전문가인 마이클 마스카(Michael Mascha)는 탄산 함유량에 따라 탄산을 포함하지 않는 스틸(still) 워터부터, 아주 거품이 많은 볼드(bold) 워터로 구별하였다.


통상 사람들이 ‘스파클링 워터’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떠올리는 물은 리터당 5~7.5mg의 탄산을 함유한 클래식한 탄산수에 해당한다고 하는데, 산 펠레그리노의 탄산수가 대표적인 클래식 탄산수에 해당한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많이 팔렸던 대표적인 수입 탄산수인 프랑스의 페리에는 탄산 함유량이 리터당 7.5mg 이상인 볼드(bold) 탄산수에 해당하고, 입안에서 톡톡 터지는 촉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샴페인에서는 탄산 함유량에 따라 종류를 구별하지 않는 듯하고, 탄산이 가득 찬 샴페인의 병 안 압력이 5~6 기압이라고 알려져 있을 뿐이다. 다만 이탈리아에서는 강한 발포성 스파클링 와인은 스푸만테, 약 발포성 스파클링 와인은 프리잔테라고 부르고 있다.



2148401054.jpg 출처: freepik



필자의 경우 탄산을 선호하지 않던 시절에는 리터당 탄산 0 ~ 2.5mg를 함유하고 있는 기포성(effervescent) 탄산수를 선호하였으나, 현재는 5~7.5mg/L의 탄산을 함유한 클래식한 탄산수 또는 볼드 탄산수가 음식의 식감을 살리고 입맛을 기분 좋게 정리해 준다고 느끼고 있다.



스파클링 와인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처음에는 저가의 까바를 마시면서도 기포에 큰 불만이 없었고, 오히려 샴페인을 마시면 그 기포가 따갑게 느껴지고는 했다. 그러던 필자가 현재는 샴페인의 자글자글한 섬세한 기포가 없으면 스파클링 와인에서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다.



사람은 변하고, 입맛도 변한다는 증거이다.






그렇다면 어떤 잔에 샴페인을 마시는 것이 좋을까?




2148722490.jpg 출처: freepik



샴페인을 마실 때 우리는 보통 플루트 잔에 마신다.

그런데 올빈 샴페인을 마실 때는 향을 더 꽃 피우기 위해 피노누아 잔을 이용하기도 한다. 와인 잔 브랜드인 잘토에서는 유니버셜 잔(이하, 브랜드 상관없이 화이트와 샴페인 모두에 사용될 수 있는 잔을 ‘유니버셜 잔’이라고 부르기로 한다)이라는 이름으로 화이트와 샴페인 잔의 중간 정도 너비의 잔을 만들기도 한다.


이제 앙리지로 오마주 오 피노누아 샴페인으로 플루트 잔과 유니버셜 잔을 비교해 보겠다.





플루트 잔에서의 기포와 유니버셜 잔에서의 기포는 분명하게 차이가 난다. 플루트 잔에서 느껴지는 샴페인의 기포가 힘차고 섬세하다.


반면 노즈의 측면에서는 유니버셜 잔에서 더 다양한 향이 나타난다.


그렇다면 필자의 결론은? 올빈이 아니라면, 플루트 잔을 선택하겠다. 올빈의 경우에도 매우 신중하게 잔을 선택을 하겠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그 이유는?


일반적으로 유니버셜 잔에서 노즈가 더 잘 느껴진다고 하더라도 필자에게는 그 만족감이 크지 않다. 즉 샴페인의 노즈가 더 다양하게 느껴진다고 해서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유니버셜 잔에서 느껴지는 샴페인의 노즈가 과실향이 산화되면서 힘이 빠진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샴페인의 산도가 높다 보니, 볼이 넓은 잔에서 산화가 더욱 빠르게 이루어지거나 온도가 쉽게 올라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아닐까’하고 조심스럽게 추측해 본다.





반면, 기포에서 느껴지는 만족감 차이를 보면 명백하게 플루트 잔의 승리다. 자글자글한 마이크로 버블이 플루트 잔에서 더 잘 느껴지기 때문이다.


필자의 취향에 비추어 설명을 드렸으니, 참고하시어 각자의 취향에 맞게 즐기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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