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에서 야간기차로 방콕 후알람퐁 기차역에 도착했다.
새벽 6시 반인 데도 방콕 공기는 한낮의 그늘 속처럼 따뜻하다.
세수도 못한 채 택시에 올라타고 예약해놓은 호텔로 향했다.
맵에서는 호텔을 지나쳤는데 호텔이 보이지 않아 얼른 내렸다. 호텔은 골목 안에 위치해 있었다.
뉴욕 첼시를 연상케 하는 단연 튀는 건물 모습.
철문이 열려 있어 들어갔는데
아 이곳은.. 뭐지..
사람은 없고 샴고양이 한 마리가 도도하게 쳐다본다.
뒤이어 스톡홀름에서 왔다는 여행자 2명이 들어오고
턱수염이 넉넉한 그들의 외모와 아웃룩은 이곳과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
그들이 호텔 매니저에게 전화를 하고 기다리는 동안 잠시 담소를 나눈다.
그들이 먼저 체크인을 한 후 매니저인 그녀는 우리 방 다른 여행자가 아직 체크아웃을 안 했다며 오후 2시는 되어야 체크인을 할 수 있다 한다.
2시에 다시 보자며 인사하고 아.. 2시까지 어떻게 해야 이 피곤함을 견딜 수 있을까 30분을 고민하던 중, 철문이 열리며 태국 청년이 들어오는데 우리 예약을 확인하더니 우리 방의 손님들은 어제 체크아웃을 했다며 체크인을 도와주겠다 한다.
이런 씨..
체크인을 하려 하는데 갑자기 화려한 실크 꽃무늬 셔츠를 풀어헤친 피부가 너무나도 예쁜 남자아이가 하나 튀어나온다.
체크인을 도와주겠다던 청년의 친구 같다.
2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데 오늘은 뭐 할 거냐며 이것저것 물어본다.
가슴에 살짝 보이는 말 무늬 타투가 마음에 들어 무슨 의미냐고 물어봤더니 더 안쪽(?)의 호텔 건물 외관 타투를 보여준다.
호텔의 오너란다.
참 발랄한 오너다.
이 흠잡을 것 없는 호텔의 최대 단점은 방음인데
귀여운 오너는 흥이 많다.
매일 피아노를 친다. 그래도 그 소리가 정겹다.
오너인 '몬'은 세븐일레븐에서 처음 사 먹어본 치즈케이크 맛이 생각보다 괜찮다며 내 입에 넣어주었다.
'몬' 말대로 생각보다 괜찮았다.
호텔에는 샴고양이 말고도 작은 동물 친구들이 많았다.
늙은 치와와가 더 있었는데 오늘 보니 두 마리 포메라니안이 더 있다.
이 호텔은 내가 사랑하는 '킹스 오브 컨비니언스'도 묵었다 한다.
내가 묵는 방이 그들의 방이었을까?
같은 공간을 공유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