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8년만 - 그랬던 너인데

by 윤혜정

작년 유럽 출장.

출장의 마지막 도시는 바르셀로나 였다.

낮에는 미팅으로 밤에는 열정의 도시답게 새벽 4시까지 밤문화를 즐기다(어쩌다 보니 미팅의 연속으로)
3박 4일이 6박 7일 쯤 되는 것 같은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공항으로 떠나는 날도 낮 미팅이 잡혀 있었고,

미팅하러 출발하기 전 숙소에서 어제 새벽에 올린 바르셀로나 성당 인증샷을 잠시 확인하던 중.

파올라가 남긴 너 바르셀로나니. 나 바르셀로나에 있다. 는 말도 안되는 댓글을 발견했다.
아. 젠장. 한국으로 입국하는 날 파올라가 바르셀로나에 있는 걸 알게되다니!! 왜 이제서야!!!

미팅을 신속하게 마친 후 공항으로 출발하기 전
파올라를 만나기 위해 택시를 타고 파올라가 있는 빌딩으로 달렸다.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30분.

모두에게 첫 경험은 소중하고 특별하다.
특히 사람일 경우.

8년 전 처음 유럽 여행을 했다.
파올라를 만난건 포르투갈 리스본의 언덕위에 있던 예쁜 호스텔에서 였다.

같은 호스텔에서 만난 미국에서 온 케빈과 아르헨티나에서 온 파올라는 나의 첫 여행동반자가 되었다.
우리 셋은 리스본에서부터 포르토까지 함께 했다.

함께 포르토에서 묵을 숙소를 고르고
어둑해지는 저녁 무렵 무거운 짐을 지고 굵은 비를 잔뜩 맞아가며 골목을 헤매가며 (또 다시) 언덕에 있는 호스텔을 찾아가고
마침 호스텔에서 열리던 닭죽(?) 파티에서 비 맞은 몸을 녹여가며 함께 맛있는 음식을 먹고
레스토랑에서 웨이터의 '삐리삐리 소스' 소리에 자지러지게 웃고
함께 와이너리에서 와인을 홀짝이고 (가득 차 있던 내 잔의 와인은 케빈이 다 마셔버리고)
마트에서 함께 장을 보고
우연히 발견한 작은 공원에서 해질녘 저녁 노을을 바라보고
가로등이라고는 50m에 하나씩 있는 것 같은 어둑한 포르토 거리를 걸으며 이야기 하다가
뒤에서 계속 따라오는 정체불명의 남자에 겁먹기도 하고
지금 보면 이해 안가는 포즈로 단체 사진도 찍고

그랬던 파올라다.

건물 앞에 도착해서 파올라에게 연락을 했다.
"지금 내려갈께!!"
바르셀로나 비치 앞 번쩍이는 빌딩 앞에 모여 삼삼오오 담배피는 비지니스맨들을 바라보며
파올라는 8년 전과 많이 변했을까 상상한다.

그러다가
건물 회전문에서 두 팔을 활짝 벌리며 달려오는 파올라가 보인다.
"헤이!!!"

서로 안고 둥가둥가 하는데 눈물이 나온다. 찔끔.




* 8년 전 어렸던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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