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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느 Feb 02. 2021

유쾌하고 상큼한 로맨스로 기분 전환하고 싶을 때

넷플릭스 영화 <키싱 부스 1> 리뷰



넷플릭스 영화 키싱 부스(Kissing Booth) 1

          


-키싱 부스 포스터-


개봉: 2018년

감독: 빈스 마르셀로

주연배우: 조이 킹, 조엘 코트니, 제이콥 엘로디

러닝타임: 1시간 45분


만일 과거의 시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마냥 철없던 십 대 소녀로 돌아가서 깔깔거리면서 학교를 다니고 공부도 연애도 동아리 활동도 제대로 즐기면서 살아보고 싶다.


대학시절은 어떠냐고? Never! 취업준비로 머리를 싸매기는 싫으니까! 내 20대는 화려하기보다는  공허하고 심심하게 보냈다. 뭔가 답안지를 쓰려고 하는 데 종이 쳐서 제출하라고 하는 기분으로 후다닥 지나 버렸다. 게다가 학창 시절엔 너무 많이 나의 미래와 내가 속한 사회를 걱정(?)하느라고 심사가 편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국내에서 이 십 대 시절을 시작해야 한다면 그것도 NO! 해 본 걸 별반 차이도 없을 텐데 뭐하러 또? 단지 문화권을 바꾸어서 날아갈 수 있으면 그 건 한 번 해 보고 싶다. 자고 일어나면 현실로 돌아오는~ 그런 서비스가 있다면 무진장 잘 팔릴텐데...


 그럭저럭 십대 학창 시절을 잘 버티고 운 좋게 취업에도 성공했지만 뭐랄까? 활기, 생동감, 환희 그런 건 없는 시간이었다. 이제야 원한다고 다시 가질 수 없는 것이 지난 젊음이라는 걸 알만한 나이가 되니 못다한 시간에 대한 아쉬움인지 이런 영화가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만일 나처럼 그 누리지 못한 빛나는 젊음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면 <키싱 부스>는 그런 마음을 심심치 않게 채워주는 영화다.     



<키싱 부스>는 한동안 넷플릭스에서 추천목록 상위에 있었다. 미드를 좋아하는 젊은 분들이라면 한 번 들어보기라도 했을 것이다. 생각 없이 십 대 시절로 돌아가 유쾌한 학창 시절에 로맨스까지 체험해보고 싶을 때 볼만한 넷플릭스 인기 콘텐츠.


이 영화를 추천하고 싶은 사람은 음~~ 남자분보다는 여자분이 좋을 것 같다. 좀 여성 취향 저격이다. 평소 로맨스물이나 가족물을 좋아하시는 사람이라면 90% 이상 적합도가 나올 수 있다. 스토리는 여고시절 즐겨 읽던 딱 하이틴 로맨스이다. 미모의 여주인공이 아니라서 그나마 자괴감이 들지 않게 해 주니 다행!     


배경 설정과 스토리 구성에 요즘 콘텐츠가 들어갔다고 보면 된다. 이 영화에는 무척 핸섬한 근육질의 목소리까지 분위기 있는 남자 주인공과 빛나는 미모는 아니지만 블링블링 성격 좋고 소신 있는 발랄한 여고생이 등장한다. 몇 초간의 과한 애정행각이 있기 때문에 고등학생이라면 부모의 지도(?)가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실제로는 미국의 고등학생들의 로맨스이다. [19+]이라고 되어 있으니 참고. 내용은 고등학생들의 로맨스인데 정작 19세 이상 관람가인 좀 이상한 설정이다.      


이 영화의 제목을 들으면 <키싱 부스>라는 제목이 뭐냐고 궁금해할지도 모르지만 상상 하는 그대로 이다. 키싱 부스는 키스하는 부스 <Kissing Booth>라는 뜻.  이 영화에 첫 화면부터 등장하는 엘과 리는 소위 이상적인 남사친 여사친이다. 처음에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그런 진부한 로맨스 플롯인 줄 알았다.


두 아이들의 엄마가 서로 절친이었다는 설정은 나름 신선했다. 충분히 이런 설정은 가능할 수도 있는 일이니까.  같은 날 같은 시간에 태어나서 태어나자마자 서로 절친이었던 엘과 리는 남매보다 더 친한 절친이 되어 모든 걸 함께 했다. 여섯 살에 자기들만의 절친 규칙을 만들어서 그 규칙을 지키면서 멋진 학창 시절을 모두 공유하는 사이였다. 아역배우들이 꽤 귀엽고 러블리하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로맨스 설정이 아닌 이 둘의 절친관계는 정말 부럽다. 연인보다 이성친구 만들기가 더 어려운 세상 아닌가? 각자 애인이 생기면 이성 친구관계를 예전처럼 유지하기는 어려우니까. 나는 그 친구가 되어야 할지 애인이 되어야 할지 결혼 적령기가 되면 가부간 에 결정을 해야 하는 구시대에 살았지만  이런 절친관계가 가능할 수 있다면 나쁘지 않겠다 싶다. 이들의 캐미가 얼마나 좋은지 영화 보는 내내 이런 이성친구가 학창시절에 있음 정말 좋겠다는 감탄을 연발했다. 혹시 학창 시절 이런 이성친구가 있었던 사람들은 추억을 돋게 할지도.


         

이들의 학교생활은 매우 건전하고 모범적이다. 학생회 동아리며 행사계획도 같이 잘해 낸다. 그들의 판단에 의하면 둘 다 모태솔로 즉 첫 키스 상대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만 빼놓고는 완벽하다.    

여기에 잠시 가족사를 보태자면 이 절친들의 엄마 중 여자 주인공인 엘은 아픈 어머니를 먼저 떠나보내고도 여전히 리의 가족들과 오랫동안 자주 왕래하며 지냈다. 리의 가족들도 엘을 친딸처럼 대하고 리의 형인 노엘은 그녀를 누이처럼 잘 대해 주었다.


리의 어머니는 잠깐씩 등장하는데 잔소리하고 윽박지르는 엄마가 아니다. 말을 많이 하지 않으면서 상대를 편안하고 따뜻하게 합리적으로 이야기할 줄 아는 사람이다. 적절한 순간에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아들과 죽은 친구의 딸을 잘 다독거려주시는데 사춘기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 입장에서 보면 배울 점이 꽤 있다.

     

그런데 이렇게 오랫동안 그 집을 내 집처럼 들락거리다가 보니 리뿐만 아니라 리의 형인 노아도 엘을 누이 이상으로 좋아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이 오빠로 말하자면 교내에서 인기 최고인 마초 기질의 근육질 미남으로 운동 잘해, 싸움 잘해, 다가오는 여성들을 마다하지 않는 전형적인 플레이보이 스타일이다. 이 문화권에서는 이 정도면 거절할 수 없는 비주얼과 캐릭터이다.          


엄마의 감수가 없다 보니 가끔 뒷감당은 생각지도 않고 초미니스커트를 입고 학교 갔다가 친구들에게 놀림감이 된 엘을 그는 흑기사처럼 나타나서 치한(?)을 때려눕힌다. 그리고 아무도 접근 못하게 으름장을 놓는다. 마치 "엘은 내 여자야!" 하는 것처럼. 엘도 마음속으로 이 미남오빠를 안 품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워낙 자신을 놀려대는 대다가 '친구의 가족을 사귀지 않겠다'는 절친 규칙을 만들어 둔 터라 애초에 로맨스 상대에 이 오빠는 웨이팅도 시켜두지 않았다.      


그 와중에 엘과 리는 이 둘의 아이디어로 만든 키싱 부스라는 이벤트를 성공시키기 위해서 뭇 여성들의 인기를 한 몸에 누리는 노아를 키스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남자로 초대한다. 이게 문화의 충격인데 물론 요즘 같은 코로나에는 생각지도 못할 이벤트이나 코로나 이전임을 감안하고 이해해 보도록 하자.  학생 축제에 부스가 자주 등장하는 건 아는 사람은 아실 터, 이 부스는 거물급 인기녀 인기남을 초대하여 티켓을 구입한 사람에게 도네이션 키스를 하는 부스이다. 살다 보니 키스도 도네이션을? 무슨 기부 품목에 키스도 있나?


결국 주최자인 엘도 나만 안 한다고 할 수 없어 이 키스 도네이션에 참여하게 된다. 태어나서 한 번도 못 해 본 키스를 누군지도 모를 남자에게 기부를 하게 생겼으니 당혹스럽기만 하다. 그래서 본인이 뜸 들이는 서론도 길다. 그런데 이게 웬일~~ 안대를 풀어보니 오늘의 최고 인기남 노아 오빠가 눈앞에 서 있는 건 뭐죠?     


도네이션 키스 아이디어로 기부금 모집한다더니
결국 본인 사랑을 쟁취하게 되는 건가요??


노아와 엘은 엘과 리가 맺은 절친 규칙에 의하면 절대 허락 안 되는 사이!      


절친과 사랑 사이에 고민하는 엘~~     


이게 뭐가 고민이야? 아니 고민이다. 두 남자가 다 막상막하 매력이 넘쳐서 절친 상대를 잃으면 일상이 무너지고 로맨스를 포기하자니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게 사랑인지라~~    급기야 이 몰래 한 사랑은 절친에게 들키고 가족들의 반응도 썩 좋지 않다.  우정과 사랑 중 뭘 택해야 할까?


게다가 엘과 리의 이 순수한 이성친구 관계를 색안경 끼고 보는 것은 그 문화권도 마찬가지라서 이상한 소문이 나게 된다. 어떤 소문인지 설명은 않겠음. 엘이 우정과 사랑을 다 잘 지킬 수 있을지~~ 아니면 둘 중에 뭘 챙겨야 할지 리얼 궁금한 영화!  이 영화를 볼 당시는 인기순위 10위 안에 있었던 듯. 특히 영화 보면서 영어 리스닝까지 공부할 분은 로맨스 영화가 최고. 이유는 대사가 진짜 귀에 쏙쏙 잘 들어온다. 공부라는 게 앞으로 써먹을 일이 많아야 잘 되는 법이니까.     



     

평생 처음 하는 키스 그런데 첫 키스를 하고 보니 하필이면 절친 남사친의 형!! 어떻게 해야 할까? 상큼한 로맨스를 오랜만에 기대하신다면 봐도 좋을 영화! 근사한 로맨스 상대와 다정다감하고 잘 통하는 귀여운 남사친을 둔 즐거운 상상을 해 보면 지루하고 짜증 나는 하루는 후딱 잊어진다. 영화 속에서 상상은 죄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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