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갉아먹는건 회사가 아니에요.

스스로를 다치게 하지 마세요.

by Capricorn


"사회생활은 할 수록 사회부적응자가 되는것 같다"

라는 말을 X에 적은적이 있습니다.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 라고 답을 주더군요.

그만큼 사회생활이란 늘 이상하고 좀 그래.. 싶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나름 잘 만들어진(?) 사회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1n년차쯤 되니 언제 어디에 갖다놔도 스윽- 잘 끼어 지냅니다.

아마 항상 좋은사람들과 함께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구김없는 사람들과 일했기 때문이죠 참. 다행입니다.


어느날 부서 대리가 묻더군요

" 부장님은 회사다니며 괴롭히던 사람 없었죠? "

" 다 좋았어, 지금도 잘 만나고 "

(너 혹시 누가 괴롭혀!!!? 라고 물었어야 했나.. 잠시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곰곰.. 생각해보니 단 한번 있었습니다.


5년전쯤?


글로벌 회사를 오래 다니던 중 언젠가는 다시 한국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생각에 선배가 다니던

회사로 추천 이직을 했었던 그 짧은 3개월이었습니다.

수상과 뭐 잘한다 이런 뉴스가 넘쳐나던 회사라 당연히 괜찮을 줄 알고 입사를 하던 첫날부터

어느 과장이 퇴사를 했습니다. 다음날은 대리가 퇴사를 했고 중간관리자로 입사한 내게

한마디 하더군요.


" 잘 해내실거에요... "

" ...??(뭘?) "


뭔가 문제가 있다 여기

그건 손댈 수 없는 직급에게 있겠구나 여기..

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큰 기업에서 배운 공채 성골답게 잘못된건 고치고,

새싹을 길러야 좋은 리더라고 생각한 저는 문제를 직면했습니다. 문제를 확인했고,

의견을 냈고, 그날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괴로움 시작

문제의 부서장은 본부장과 함께 문제의식을 가진 저를 업무로 압박하고, 밤새 혼자 남아

퍼포먼스를 내라고 잡아두었습니다.

이미지의 1px, 오타 하나라도 잡아서 공개적으로 소위 '멕이려' 하였고,

업무를 떠안기고 휴가날에는 기다렸다는 듯 회식을 잡았습니다. (참석을 안한건 행운이었습니다만)


분하기도 하고 영문을 몰라

" 왜이러시는지? "

라고 본부장에게 묻자 한마디를 내뱉더군요

" 스펙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있는거죠 우린- "

그 한마디로 정의되기를 그냥 너에 대한 괴롭힘은 티가나지 않게~ 라는걸 알게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눈물을 쏟아내며 퇴사를 하면 웃으며

"직급다운 실력이 없었어"

"--(선배)가 추천했는데 별로네"

라고 할 것이었습니다.


아무리 이런 그지같은 회사에 추천한 선배가 미워도 그렇게 놔두진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배는 뭐했냐..면 다른 계열사였습니다.)


일전에는 잘 몰랐지만 사회적 왕따는 퍼포먼스를 못내는 사람인가? 아니면 사회부적응자인가 라고 생각했는데 그런게 아니었구나를 알았고, 막아서는 직급자들을 향해

나 또한 니들에게 만만하지는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줘야 할 시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딱 한달만 버티자, 한달간 저들이 떠넘기는걸 해치우고 얼굴에 사직서를 던지자.

라는 생각에 일주일에 3일은 새벽4시쯤 퇴근을 했던 것 같습니다.

생각보다 압박이라는게 무섭더라구요..

공황장애가 온 것처럼 가끔은 식은땀을 흘리며 엘리베이터 앞에 주저앉은 적도 있었습니다.


무사히 그리고 조용히 모든 일을 마쳐내고 수습의 마지막날

" 이제 수습도 끝났으니 잘해봅시다 "

" 전 그만두겠습니다. 이유는 없습니다 "


기대했던 당황한 그들의 얼굴과

계열사 대표의 말

" 저희..가 내보낸건 아닙니다......? "

" 네 제 선택입니다. "


이 경험은 딱 3개월로 족한것이었기에 선배와 나의 자존심을 지키는 최대한의 기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알았습니다.


절대 영혼을 갉아먹는 회사를 다닐 필요는 없다.

회사의 괴롭힘은 아무 이유없이도 일어날 수 있다.

그건 당신의 탓이 아니다.

이건 확실해졌습니다.


10년차가 3개월동안 얼마나 나 스스로를 의심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놓친게 없기 때문에 여러분들에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혹시 회사에서 괴롭다면

그건 당신이 사회부적응자 여서가 아닙니다.

그리고 저처럼 이길 필요도 없습니다. 제가 괜한 자존심을 부려봤던건

궁금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나의 잘못이 어딘가에 있었나와 그들은 내가 해내면 태도가 변할것인가?


하지만 말이죠

그들의 태도가 변해도 여러분의 마음의 상처는 달라지지 않을겁니다.

제가 아직도 그들에게 분노하고 있는것과 같고,


그 회사는 경영난으로 공중분해되기 일보직전이라고 최근에 들었지만

조금의 불쌍함도 없는 그 마음이 증거입니다.


아 그리고 백수가 되었냐구요??

전 2주뒤에 원래 다니던 상하이 글로벌 회사로 다시 돌아갔습니다.

보세요. 어디에서나 당신의 자리는 있을겁니다.


그러니 나를 다치지 않게 하는 회사에게 가서 최선을 다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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