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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융융이 Oct 20. 2017

로켓 배송이 그립다

BC생활기 11

#BC생활 11

이곳에서도 느끼는 거지만, 진짜 총알배송, 로켓 배송의 한국이 그립고 부러울 때가 많다.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진짜 진심 빡이 쳤는데, 이유는 너무너무너무 무거워서! 여기는 뭐든 왜 이리 크게 많이씩 파는지 모르겠다. 게다가 '동네슈퍼'의 개념이라는 것이 내가 사는 동네에는 딱히 없기 때문에, 무조건 '대형마트'에 가아먄 하는데, 그게 또 만만찮게 귀찮은 일인지라. 가면 한 번에 일주일, 적어도 3일 치 이상은 보는 편이다. 덕분에 짐들이 진심 진심 무겁다.


애들 도시락 식자재며, 우유며...... 특히 우유는 4L짜리씩 사는데, 이거 진짜 너무 무겁다. (이 우유를 지하 주차장에서 막내가 터트리는 바람에 4L의 우유를 휴지와 키친타월 5개로 모두 주워 담은 비애는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 이건 또 나중에 자세히 쓰면 좋겠다.) 물은 사서 들여오다가 하루는 진심 화딱지가 나서 그냥 Brita(작은 정수용 주전자)를 사버렸다. 도무지 이 무거운 것을 들고 집에 오르는 길이 너무 힘들어서 아니다 생각이 들었기 때문.


그런데 물을 제외하고도 짐이 어쨌든 너무너무너무너무 무거워서 결국 핸드카트를 사게 되었다.
https://www.wayfair.com/
라는 사이트에서 온라인으로 구매를 했는데, 오프라인 매장엔 내 눈에 쏙 드는 것이 없어서였다. 딱히 알고 산건 아니고, 그냥 google느님이 찾아주신 대로 클릭, 구매 끝!이었다. 그런데 이게 바로 8월 말경. 즉, 문제는 배송(shipping)!

처음엔 약 10일이 걸린다고 하더니, 9월 11일에 도착한다며 'congratulation'이라는 메일까지 왔다. 도대체 물건이 도착하는 일이 왜 축하할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축하한다니 그런가 보다 했다.


정작 당일이 되었는데, 짐이 오지 않더라. 기다리고.... 아...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안 오더라. 메일을 열어 'track package'를 했는데, 일정이 급 며칠 늦어진단다. 그리고 그 날이 되어도 또 안 오고, 또 미뤄지고 슬금슬금 날짜가 미뤄지는 전략이 행해지더라.


그 사이 나는 허리가 휘고, 팔뚝이 굵어지며, 다리가 후들거리며 장을 봐오며 갈수록 빡침의 정도가 커져만 갔다.
결국 기다림에 지쳐 21일에 메일을 보냈다. (하도 이곳에서 따짐의 메일을 많이 보내다 보니, 이메일 영작은 급속도로 느는 중이다.)  그리고 답변이 24일에 왔더랬다. 짐이 왔었는데, 내가 부재중이었으므로 찾으러 오란다. 근처 U-HAUL 보관소에 있단다.


결국 25일에, 찾으러 갔다. 직접 가서 들고 왔다. 고로 대략 물건을 구매 후, 한 달가량이 지나 물건을 받았더랬다. 참고로 한국서 배로 물건 가져오는데도 세관 통과까지 다 합쳐서 28일밖에 안 걸렸다. 차라리 한국서 배송할 걸 그랬나?라는 생각도 해봤다.


 여기는 배송이 이런 걸까? 생각을 하며 꾸욱 눌렀다.
그래. 그럴 수도 있지. 적응하자. 내가 급한 걸 꺼야?라고 생각하며.


근데, 이런 경험이 꼭 여기서만 있던 것은 아니다. 미국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전에 미국서 거주할 당시에도 가장 힘들었던 것 중 하나가 shipping이었다. 온라인 쇼핑을 한 후, 그것이 오기까지 기다리다 지쳐 잊어버릴 때쯤 물건이 도착하곤 했었다.


한 번은 홈시어터를 구매한 적이 있는데 insurance를 들 것인가에 체크를 하지 않았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냥 남편과 나는 주문 띡! 했더랬다. 근데 물건이 진짜 안 왔다.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기다리다 지쳐 까먹었는데, 약 보름 정도 지나니 잊었던 물건이 도착. 부푼 마음으로 남편과 물건 개봉! 그런데 이놈의 물건이. 새것이라는 것이 깨졌다!


부들부들 화를 참으며 한국에서 하던 대로 판매자에게 전화!
남편이 한참 통화하다 한숨을 훅 쉬며 내려놓았는데, 이유는
insurance를 들지 않았기 때문에 방법이 없단다. 게다가 저쪽은 Russian English, 여기는 Korean English. 의사소통의 한계로 인해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래 쓴다. '소리 잘 나오네' 하며 깨진 홈시어터로 음악을 듣던 기억이 있다.


그래. 참자. 이곳은 남의 나라. 나는 이방인. , 좋은 게 좋은 거지? 한국의 총알배송 멋지다, 진심. 배송기사님들 짱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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