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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융융이 Oct 20. 2017

신용카드 상담센터의 시간

BC생활기 10

#BC생활 10


이곳에서 살다 보니, 여러 생각이 든다. 특히 뭔가 묘하게 이질적인 요소들의 혼재에 대해서 알아가는 중인데, 그중 하나가 '서비스 근무 시간'이다.  아직 나야 아이들을 보면서 적응 중인 '외쿡인'인지라 이 곳의 생활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지만, 뭔가 최근에 깜짝 놀랄만한(?) 일들을 경험하긴 했다.


일단 넓디넓은 대륙의 특성상, 이곳에서 금융 등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은 새벽같이 일하긴 한다. 동부 시각에 맞추거나 하기 때문에. 덕분에 일하는 시간이 좀 이상하다. 전체 시간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일단 좀 생각과 다르다. 게다가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캐나다의 수도는 토론토나 밴쿠버가 아니다. '오타와'라는 곳인데, 저 캐나다의 가운데 아주아주 추운 그곳에 있다. 나는 절대 안 갈 그곳! 추운 데는 결코 가지 않으리라. (다들 '캐나다는 춥다'라고 생각할 테지만, 밴쿠버는 정말 정말 안 춥다. 캐나다는 춥다. 하지만 밴쿠버'만' 안 춥다.) 오타와는 사진 상의 경치는 무척 멋있긴 한데, 사진으로만 감상하는 걸로. 어쨌든 공공기관의 행정업무는 일부 오타와에 맞추다 보니, 근무 시간이 좀 이르게 진행되더라.


이러저러한 것들은 제쳐두더라도 경험했던 최근에 일을 통해 나의 선입견이 하나 깨지긴 했다. 글로 옮기자면 다음과 같다. 내가 이곳에서 credit card를 하나 만들었다! 오... 놀랍게도 외국인에게도 신용카드를 만들어준다. 아무 조건 없이 깔끔하게 준다. 물론 이걸 위해서 별의별의별 짓을 다해야만 했다. 그래도 역시나,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더라'. 결과적으로 나는 신용카드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보통 TD에서 돈을 넣어 놓고 그 금액 안에 쓰는 방법도 있긴 한데, 나는 그냥 생짜로 진짜 credit card를 만들었다. 이 나라에서 무엇인가를 하려면 credit card가 무척 중요하기 때문에 신용카드에 내가 많은 의미를 부여하는 중이다. debit card라고 해서 우리나라의 체크카드 같은 개념이 있는데, 이게 안 쓰이고 무조건 신용카드만 써야 하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온라인 결제는 그러하다.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차례의 도전 끝에 초 저 한도의 신용카드를 하나 만들었는데, 문제가 하나 있더라.  online account를 만드는 과정에 자꾸만 에러가 났다. 성격상 일이 해결되지 않는 상태를 워낙 견디지 못하는 터라, 그냥 넘어가지 않고 전화를 했다. 서비스센터에. 그런데 아무 생각 없이 전화를 하다가 날짜를 보니, '일요일 오전 8시'였더라. '그냥 끊을까?' 하며 머뭇거리는 찰나, 전화를 받는다. 심지어 상담원이 친절히 모든 서비스를 다 처리해준다. 


이제는 어찌어찌 익숙해진 전화 English. 상담센터 전화통화로 일처리를 완료했다. 문제를 해결했는데, 문득 이 나라는 상담전화를 일요일 아침에도 받는가?라는 궁금증이 일었다. 그 서비스센터를 찾아보니, 24시간 운영한다고 하긴 하더라. '대체 전화를 누가? 어떻게 받는 거지?' 이곳은 칼 같은 근무시간 아닌가?


한국서는 일요일 오전 신용카드 분실 사건 아니면 일처리가 안되었는데, 뭔가 예상과 다른 전개에 의아함을 느꼈다. 이런 것들은 진짜 이곳에 들어와 경험해봐야 아는 것들일 텐데. 어떤 문화든지 같을 테지만, 그곳에 직접 있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들이 수두룩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역시, 편견은 무섭다. 


덧. 이곳에도 최저시급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다. 현재 법정 시급은 1시간에 15불. 우리나라보다 높긴 높다.



출처: ctf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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