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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융융이 Oct 20. 2017

What are you great at?

BC생활기 14

#BC생활 14

첫째가 만든 피젯 스피너.



보기엔 저런데, 꽤 두껍다. 나름 돌아간다. 돌아가게 만들었다고 자랑도 했다.  내가 애들의 피젯 스피너를 한국에 다 놓고 왔더니,  자기가 직접 만들었다며 하교하면서 내밀더라. 살짝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첫째는 미술에 재능이 좀 있는 편인데, 이곳에서 이런 능력을 좀 더 인정해주니 기분이 좋은가 보다. 학기 첫날에 아이에게


"오늘 어땠어? 재미있었어? 무슨 대화를 했어?"


물으니, 아이가


"옆에 애가 What are you great at?이라고 물었어요. 그래서 내가 Art라고 했어요."


라고 했다.

이게 참 별일 아닌 거 같은데, 나름 참 중하다. 일단 외국인으로서 친구를 사귄다는 게 참 쉽지 않은데, 이곳에선 '무엇 하나' 잘하는 게 필요하다.  실제 처음 며칠간 혼자 혹은 동생 하고만 놀던 첫째가 언제부터 친구들이 하나씩 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이제 학교 가면 아이들하고 너나 할 것 없이 잘 지내더라. 어려운 이름인데도 (비아시아 계열) 현지 아이들이 잘도 부른다. "지써어크"라면서.


어찌 된 것인가 파악해보니, 어느 날 첫째가 'red Chinese dragon'을 그렸다고 한다. 그게 멋있었나 보다. 그러더니 그림 잘 그리는 너랑 친구가 되고 싶다면서 하나둘씩 친구가 늘기 시작했다. 게다가 Art수업에서 오지라퍼답게 애들 그림을 혼자 다 도우며 완성해주더라.


이번에 가보니, 다른 아이들 고래 그림 4점 중 메인 테마인 고래는 모두 첫째의 터치가 들어간 작품이었다. 덕분에 첫째가 친구들을 무척 잘 사귀는 ' very sociable'이라는 평가도 받더라. 역시 '무엇 하나'를 잘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그건 그렇고. 요새 둘째가


"엄마 나는 힙합스(힙합을 힙합스라고 우리 아이들은 말하더라) 할래요."
"엄마, 어울리겠다요. 우리 시키자요."


라면서 첫째가 부채질한다. 얘네들이 힙합이 뭔지나 아니? 원하면 하라는 주의지만서도..... 엄마인터라 뭐든 쉽지 않다. 그래도 힙합을 가끔 들려준다. 뭣도 모르고 둘째는 "에요~!" 이러고. 에요만 하면 힙합인 줄 아나보다. 내가 에요다. '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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