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BC생활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융융이 Nov 28. 2017

하키를 쉬는 시간에

BC생활기 ex1

작성일: 2017. 11.21


이 동네 아이들의 놀이가 무엇인지 최근 점점 더 작게 알아가는 중이다. 그런데 쉬는 시간마다 하키를 한다고 하더라. 아이스하키의 강국이라 그런지 곳곳에 아이스하키에 관한 물품과 장식들, 그리고 그와 관련된 광고들을 쉽게 볼 수 있었는데, 학교에서부터 아이들이 쉽게 하키를 접한다.


물론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하는 하키는 필드하키다. 그냥 바닥에서 하는 스타일. 그래서 아이들의 하키 채도 좀 더 다양한 형태다. 아이스하키에 쓰던 채를 가져와서 쓰기도 하고, 사진처럼 필드하키용 스틱을 가져오기도 한다. 


그리고 하키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바로 눈에 보이는 곳에 마련되어 있다. 처음 관심이 없을 땐, 나도 그게 하키용 운동장인지 몰랐다. 그런데 점차 아이들이 하키 스틱을 갖고 운동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하키전용 운동장이 따로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이들이 딱 연습하기 좋게 작은 사이즈의 연습장은 하키 공이 튀어나가지 않게 돌로 테두리를 둘러두었더라. 실컷 놀아도 공이 저 멀리 밖으로 튀어나가는 일이 드물어 유용해 보였다.


우리 아이들도 친한 친구들이 점차 하키를 하는 통에 자신들도 하키를 하고 싶다고 하더라.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데, 같이 운동하면서 배우는 것 같다. 실은 게 중에는 벌써 하키를 몇 해째 하고 있어서 정말 잘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보면서 같이 운동하면서 서로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우리 아이들도 처음 무엇도 모르고 시작했는데 점차 적응하면서 하키 스틱을 휘두르는 경지는 된 것 같다. 


참고로 이곳은 비가 와도 나가서 뛰어놀게 하는데 하키도 마찬가지더라. 비가 와도 나가서 하키는 쉬지 않고 한다. 어찌 보면 비 올 때 하는 하키가 좀 더 낫다. 적어도 진흙을 잔뜩 묻혀오지 않으니까. 하키 말고 다른 놀이를 하다가 옷을 진흙 범벅으로 만들어오는 통에 흙색 물이 든 옷이 한두 벌이 아니다. 그 옷들을 아무리 빨아도 깨끗해지지 않더라. 처음엔 고민하고 표백제도 써보고 했는데 지금은 그냥 포기. 흙물도 문양이라 생각하라고 그냥 입힌다. 나도 이런데 무뎌지는 것 같다. 깨끗하고 깔끔하고 보기 좋은 스타일? 그게 뭐였던가.


아이들이 하키를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함께 하는 운동만큼 신체와 정신에 좋은 것이 있던가? 많이 뛰어놀고 많이 배우렴. 등굣길에 꼭꼭 하키 스틱을 챙기는 아이들을 보며 뭔가 조금씩 자라나는 아이들을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매거진의 이전글 수학의 속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