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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융융이 Nov 28. 2017

수학의 속도

한국 수학 맛 좀 봐야 알겠구나

작성일: 2017. 11.17



#BC생활 27


사과 편지와 함께 stupid사건은 원만히 해결되었다. 다행이다. 덕분에 아이가 많이 배웠다. 원래 아프면서 배우고 자라는 게 맞겠지. 앞으로는  더 예쁜 말만 하면서 잘 대처하기를 바란다.


래도 기분 나쁜 일만 있는 건 아니긴 하다. 한국에서 온 우리 애들은 여기서 상대적으로 수학을 무척 잘하는 편이다. 이건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한국서는 그다지 수학을 공부하던 케이스가 아니기 때문이다. 수학을 눈높이 학습지로 시켰었는데, 숙제를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서 결국 관두게 되었던 경험도 있다. 난 집에서 아이들을 붙잡고 숙제를 시키는 것에 능숙하지 못하다. 그건 지네 몫이기 때문에.


"숙제해야지."


이 말밖엔 딱히 해줄 수 없다. 나 또한 그리 자라왔고. 숙제 때문에 아이와 토닥이고 싶지 않기도 하고. 그래서 전혀 수학을 잘한다거나 빠르다는 식의 칭찬은 들은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서 배웠던 것이 있어서 그런지, 아니면 이곳의 수학이 좀 쉬워서 그런지 아이의 상태가 무척 좋은 편이더라.


평가표를 담임선생님이  따로 주었는데, 거의 최상위 레벨을 주었다. '다른 전략으로 설명하기' 빼고는 다 잘한다는 평가더라. 직접 칭찬도 했다.


"He is amazing."


이럴 때 한국인들은 그저 방긋 웃는다. 한국의 다른 초등생들을 보면 어찌 평가를 할까?


확실히 한국의 수학 수준과의 차이를 많이 느끼는 중이다. 이곳에서는 설명을 더 중시하기도 하고, 계산은 참으로 못 하기도 하고.


첫째는 복습 및 반복을 하라고 하면 징징댄다. 풀이과정 쓰기를 지독히도 싫어하고, 암산으로 풀려고만 해서 첨에 가르치기를 시도하다가 나도 포기했다.


'우리, 오래 가자!'


자식과 연 가르는 지름길이 직접 가르치는 것이더라. 좀 더 자라서 내 말이 통하는 시기가 오면 그때나 가능할는지. 어쨌든 그나마 다행인 건, 그래도 기본적으로 수는 좋아하는 편이다. 담임선생님이 학생들마다 다른 개별 과제를 주는데, 혼자 좀 다른 거 받아온다. 다른 아이들은 아직 한 자릿수더라. 이변에도 숙제는 안 해가는 센스를 발휘하기에 살짝 잔소리는 했다. 물론 듣는 둥 마는 둥 이긴 하지만.


결국 담임선생님께 SOS를 쳤다. '잘 지도 부탁드립니다.'라고.


담임선생님이 유독 수학에 관심이 많던데,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수학만 평가표를 준다. 한국 초등생들은 캐나다서 본 적 없는 스타일이라 신기한가 보다. 이것저것 테스트 중이다.


참고로 담임선생님이 젊고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편이다. 게다가 이 학교는 외국인이 거의 없다. 우리 아이들이 역시나 상대적으로 신선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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