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Noseless

바다는 나에게

by 윤이나




'우와-! 바다다-!'

바다를 볼 때마다 내뱉는 말이다.

어릴 때도, 어른이 된 지금도 바다를 볼 때마다 나도 모르게 외치고는 한다.

아무래도 바다가 좋아서 그런 것 같다.


그래, 나는 산보다는 바다가 좋다.

바다와 하늘이 맞닿아 끝없이 펼쳐진 지평선을 멍하니 보는 것도 좋고, 색색의 푸른색이 내 마음을 뻥 뚫어주는 것도 좋다. 쏴- 파도치는 소리가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것도 좋고, 바다 특유의 짠내에 흙과 나무의 냄새가 섞여있는 것도 좋다. 바닷가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면 바다 냄새와 커피의 향이 묘하게 어우러져 차분한 기분이 되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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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생각하면 바다의 짠내와 더불어 벚꽃 향도 함께 떠오른다.

나는 바다 근처에서 학교를 다녔는데, 학교에서 바다로 가는 길 내내 벚꽃이 피어있었다.

친구들과 운동겸 5km 정도 되는 길을 걸어다니곤 했었는데 처음에는 벚꽃 향만 나다가 점점 바다 냄새가 함께 났더랬다. 벚꽃 길 끝에 바다가 있다는게 정말 낭만적으로 느껴져서 그 길을 걷는걸 매우 좋아했었다.

그 때 쯤에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 엔딩'이 노래로 나왔었다. 그 노래를 들으며 벚꽃 길을 걸을 때마다 설레였던 기억이 난다. 함께 손잡고 걸음 맞춰 걸었던 사람이 있어서 더 설렜던 것 같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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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는 추억도 많다.

소중한 기억의 조각을 하나 꺼내자면, 졸업식날 이야기를 하고 싶다.

졸업식을 마치고 가족들과 함께 바다를 갔다. 얼마만에 가는건지 기억이 까마득했다.

나는 툴툴 거리면서 빨리 집에 가자고 졸랐지만, 동생들의 성화에 바다를 보러 가기로 했다.

바다가 좋다고 꺅꺅거리던 동생들과, 싫은척 하면서 사진을 남겼던 나와 그런 우리를 보며 좋아하던 아빠.

이제는 사진으로만 남아있는 그 날의 기억이 아프면서도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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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음이 힘들 때마다 바다에 가고싶어진다.

넓게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며 10분이고 1시간이고 같은 자리에 앉아서 내 고민들을 바닷 바람에 흘려버리고 나면 마음이 가벼워지고 후련해진다. 그래서 나는 정말정말 버티기 힘든 날이 오면 바다를 보러 훌쩍 떠난다.

바다는 나에게 위로가 되어준다.

바다에게 위로받고 나면 나는 또 다시 일어나서 걸어갈 힘을 얻는다.

그러면 다시 힘을 내서 집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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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조각 바다에 대해 써봤는데, 온통 좋은 것 투성이다.

바다에는 추억도, 설레임도, 아픔도 기쁨도 함께 있다.

그래서 바다 냄새를 맡으면 나는 기분이 좋다.

소중한 것들을 떠올릴 수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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