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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태웅 Jul 02. 2019

넷플릭스 '기묘한 이야기', 모니터 밖으로 나오다

'기묘한 이야기' 팝업존 오픈과 기묘한 협업



홍대에 '기묘한 세계'가 열렸다.

얼마 전, 서울 마포구 한복판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의 팝업존이 오픈했다. 드라마의 팬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다양한 요소가 곳곳에 배치되어 있고, 사람들은 넷플릭스가 창조한 작은 모험에 참여하게 된다. 늦은 오후에 방문했을 때, 이미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오늘은 '기묘한 이야기' 팝업존 오픈 소식과 더불어, 점차 모니터 밖으로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는 넷플릭스의 행보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기묘한 이야기>, 그게 뭔데?


아, 그전에 도대체 ‘기묘한 이야기’가 뭐길래 팝업존까지 생겼는지 궁금해할 분들도 있을 것 같다. 스포일러 없이 정말 간략하게 이야기한다면, ‘기묘한 이야기’는 넷플릭스에서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 및 방영 중인 SF 호러 미스터리 드라마다. 2016년 7월에 시즌 1을, 2017년 10월에 시즌 2를 공개했다. 


이 작품의 특징은 80년대에 유년시절을 보낸 미국인들에게 향수를 일으킬 만한 요소를 많이 담고 있다는 점이다. 스티븐 킹의 소설 ‘그것’, ‘스탠 바이 미’와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ET’‘구니스’, 그 밖에 영화 ‘더 씽’, ‘스캐너스’ 등을 오마주한 작품으로, 의상이나 음악, 각종 소품 등에 80년대 미국 대중문화가 가득하다. 굳이 비교하자면,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응답하라’ 시리즈와 비슷한 느낌이랄까.


기묘한 이야기 시즌3 포스터 ⓒNETFLIX


앞선 두 번의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기묘한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의 기대 속에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온다. 7월 4일에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인데, 이번에 소개할 팝업존도 시즌 3 공개를 앞두고, 6월 20일(목) 부터 7월 7일(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그럼 지금부터는 필자가 직접 다녀온 ‘기묘한 이야기’ 팝업존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엄청난 인파 속 대기시간 1시간의 찜통 웨이팅을 견뎌낸 결과물 되시겠다.




마, 여기가 덕후들의 성지다!


‘기묘한 이야기’ 팝업존의 첫인상은 그야말로 ‘덕후들의 성지’, 해당 작품에 대해 애정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환장할 만한 요소로 가득하다.


덕후들이 하나둘 모이고 있다 ⓒYOONIQUE


이러한 환장 요소에 대응이라도 하듯이 ‘기묘한 이야기’ 팝업존에는 연일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원활한 덕질(?)을 위해 입장 인원에 제한이 있어서 불가피하게 웨이팅을 해야 한다. 필자 같은 경우도 평일 오후 5시 조금 넘어서 도착했는데 앞에 48팀이 대기하고 있었다. 날이 더우니, 대기 등록을 했다면 근처 편의점이나 카페에서 더위를 식히며 기다리는 것을 추천한다. 


팝업존 외부의 다양한 포토존 ⓒYOONIQUE


팝업존 외부에는 다양한 포토존이 있어서 사진을 찍거나 둘러볼 수 있다. 친숙한 호박과 아이들의 자전거, 드라마 속 배경이 되는 호킨스 동네를 떠올리게 만드는 아이템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쓰레기통마저 기묘하다 ⓒYOONIQUE


팝업존 마당 한구석에는 기묘한 방탈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방탈출이 궁금하긴 했지만 이미 예약이 가득 차 있던 관계로 다음을 기약하며 팝업존 내부로 들어갔다. 약 한 시간 정도 기다린 끝에 찾아온 (덕후) 성지 순례의 시작이었다.


요소 하나하나 ‘굉장히 상징적이네요’ ⓒYOONIQUE


팝업존 내부로 들어가면 더욱더 상징적인 요소들이 덕후들을 맞이하고 있다. 호킨스 마을의 게시판부터 윌의 집 거실, 아이들이 오락실에서 즐기던 레트로 게임 등 팬이라면 반가워할 요소가 가득하다. 마치 얼마 전 프랑스에서 상을 받아 온 모 영화 속 대사처럼, 굉장히 상징적이다.


그중에는 ‘기묘한 이야기’ 모노폴리도 전시되어 있는데, 실제로 파는 건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아마존에서 3만 원 정도에 팔고 있다. 구매 뽐뿌가 차오르는 순간이다.


영화 주요 장면을 트릭아트로 만나볼 수 있다 ⓒYOONIQUE


팝업존 1.5층과 2층에는 영화 속 명장면을 그대로 옮긴 듯한 트릭아트를 만날 수 있다. 이전 시즌의 대미를 장식했던 명장면인 만큼, 많은 사람이 열심히 인증샷을 찍고 있었다.


2층 교실 옆 일러스트 존 ⓒYOONIQUE


2층 교실 옆에는 이렇게 일러스트 존이 있다. 세계의 유명 일러스트 작가들이 직접 그린 ‘기묘한 이야기’ 그림들이 액자에 걸려 있다. 같은 공간에 있는 TV에서는 일러스트 작가가 작업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2층까지 구경을 마쳤다면, 테라스에서 직원분이 나눠주시는 와플을 먹거나, 마당에 있는 아이스크림으로 체험의 마무리를 하는 것도 좋다. 물론, 이 와플 역시 ‘기묘한 이야기’에 나온다. 하나하나 놓치지 않은 넷플릭스의 디테일에 마지막까지 감탄은 금치 못했다. 



입장할 때 받는 지도 형태의 팸플릿을 따라서 11개의 미션을 모두 완수하면 ‘기묘한 이야기’의 초능력 소녀 ‘일레븐’이 되어 다양한 굿즈를 받을 수 있다. 여유가 있거나 정말 ‘기묘한 이야기’를 애정하는 분들은 한 번 도전해보는 것도 괜찮겠다. 




넷플릭스의 '기묘한 협업'


이번 ‘기묘한 이야기’ 팝업존을 체험하면서 느낀 것은 이제 넷플릭스가 모니터를 넘어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넷플릭스는 이제 단순한 OTT(Over The Top,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뿐만 아니라, 오리지널 시리즈 제작을 통한 IP(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권)을 활용해 게임이나 굿즈, 심지어 이제는 방탈출 게임도 만들 수 있다.


실제로 얼마 전 ‘나이키’는 ‘기묘한 이야기’ 시즌 3와의 협업 컬렉션을 출시했다. 1985년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드라마에 맞게 80년대의 향수를 물씬 풍기는 제품으로 구성되는데, ‘호킨스 하이 스쿨’팩과 ‘OG팩’ 총 2가지 테마로 준비됐다. ‘호킨스 하이 스쿨’ 팩의 스니커와 티셔츠에는 학교의 상징 엠블럼과 이름이 새겨졌고, ‘OG팩’에는 1985년 독립기념일을 상징하는 화이트, 레드, 블루 컬러가 사용됐다.


기묘한 이야기 협업 컬렉션 ⓒNIKE


한편, 8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작품의 특성에 맞게 아날로그 감성을 되살리는 협업도 있다. ‘폴라로이드 오리지널스’는 ‘기묘한 이야기’ 에디션 원스탭 2를 출시, 드라마 속의 뒤집힌 세계처럼 브랜드 로고가 거꾸로 새겨진 것이 특징이다. 


또한, ‘코카콜라’ 역시 ‘기묘한 이야기’와 협업을 진행했는데 다름 아닌 ‘뉴 코크’의 재출시라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뉴 코크’는 1985년 4월에 출시하여 오직 79일 동안 판매됐던 한정판 콜라로, 드라마 장면 속 80년대 사람들이 뉴 코크를 마시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큰 인상을 남긴 것이 원인이다.


이외에도 ‘기묘한 이야기’를 소재로 한 액션 콘솔 게임과 AR(Augmented Reality, 증강 현실)을 활용한 모바일 게임 등 본격적인 게임 산업 진출을 앞두고 있다. 


기묘한 이야기 에디션 원스탭 2 ⓒPolaroid originals



악명 높은 ‘뉴코크’의 부활 ⓒCoca-Cola



넷플릭스의 이와 같은 행보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디즈니가 자사 OTT인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넷플릭스와 경쟁을 예고한 가운데, 넷플릭스의 다음 무대가 모니터 밖 세상이라는 것은 흥미롭다. 한편으로는 디즈니 플러스가 넷플릭스의 OTT 자리를 노리고 있으니, 반대로 넷플릭스는 디즈니가 차지하고 있던 콘텐츠 시장을 노리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경쟁의 결과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뉴미디어 시대의 넷플릭스가 국내 콘텐츠 제작 판도는 물론 미디어 소비자들의 인식과 경험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 더 이상 모니터 안에만 머무르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넷플릭스의 행보를 지켜보며, 최근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토이스토리'의 명대사가 떠오른다. 


To infinity and Beyond, 

모니터 너머의 무한한 공간으로 확장해나갈 넷플릭스의 발걸음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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