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3일, 오랜 시간 기다려온 영화 <사냥의 시간>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이 작품은 가까운 미래에 경제와 사회가 완전히 붕괴된 한국을 배경으로, 위험한 한탕을 치른 친구들과 이들을 쫓는 사냥꾼에 대한 스릴러 영화다.
<사냥의 시간> 메인 포스터 ⓒ NETFLIX
영화 <파수꾼>으로 많은 이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윤성현 감독과 이제훈, 박정민 배우, 여기에 요즘 핫한 젊은 배우들인 최우식과 안재홍까지 합류해 제작 단계부터 기대를 모았다. 게다가 '제70회 베를린 영화제'까지 초청을 받았으니 세간의 주목을 받는 건 당연했다.
이처럼 큰 기대를 모았지만, 대중에게 공개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코로나-19 사태로 극장 개봉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고, 끝내 '넷플릭스 공개'라는 이색적인 행보로 이슈를 낳기도 했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공개된 <사냥의 시간>에 대한 대중의 평가는 싸늘하기만 하다.
<사냥의 시간> 스틸컷 ⓒ NETFLIX
물론, 시각적인 부분에서 근미래의 한국이라는 배경을 적합한 로케이션과 적절한 CG를 통해 잘 표현했다. 붉은색으로 가득 찬 연출은 강렬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고, 배우들의 열연은 긴 러닝타임 동안 충분한 몰입감을 안겨주었다. 다만, 준수한 장르적 연출과는 별개로 유기적이지 못한 이야기와 매력 없는 캐릭터는 이 작품의 큰 한계점이다. 허술한 각본을 외적인 요소로 채우려 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 NETFLIX
필자는 영화에 대한 평가를 떠나서 이 작품의 행보에 대해 관심이 있었다. 비록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한 선택이었지만, <사냥의 시간>의 넷플릭스 공개라는 행보는 OTT* 시장의 규모가 점차 커지는 흐름 속에서 꼭 극장 개봉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의 전환이 되었다. 극장 개봉을 통한 러닝 개런티(흥행에 따른 추가 보너스)는 포기해야겠지만, 전 세계 190여 개국에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은 충분히 고려해볼 만 메리트다. *OTT(Over The Top): 인터넷으로 영화, 드라마 등 각종 영상을 제공하는 서비스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이후의 라이프스타일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콘텐츠 소비에 대한 양상도 변화가 있지 않을까 싶은데,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으로 우리나라 콘텐츠에 대한 인식도 한 단계 도약한 상황이니 참으로 시의적절하다. 우리나라의 우수한 오리지널 콘텐츠가 좀 더 세계 각국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감상노트]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도서, 인터뷰, 예능 등 다양한 콘텐츠를 보고, 이에 대한 감상을 기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