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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태웅 May 04. 2020

다시 만난 '패왕'과 '우희'

영화 <패왕별희> 리뷰


수많은 중국 영화 중에서도 명작으로 꼽히는 작품이 있다. 27년 만에 재개봉한 <패왕별희>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5월 1일, 중국 현지에서는 정치·사회적 이슈로 삭제됐던 15분이 추가되어 '패왕별희: 디 오리지널'이라는 이름의 극장판으로 재개봉했다.


<패왕별희> 메인 포스터 ⓒ 다음 영화


<패왕별희>는 첸 카이거 감독의 대표작으로, 중국 격변기의 혼란 속에서 최고의 경극 배우로 불리는 청데이(故 장국영)와 단샬로(장풍의), 그리고 그들 앞에 나타난 여인 쥬산(공리)의 삶을 담아낸 작품이다. 일제강점기, 국공내전, 문화대혁명 등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피폐해져 가는 이들의 삶을 보여주며 먹먹한 울림을 남긴다.


필자는 이 작품을 3년 만에 다시 보게 된 것인데, 재관람을 하니 故 장국영의 연기가 더욱 돋보였다. 그의 개인적인 삶을 떠나서, 배우로서 가진 눈빛과 표정에는 아련한 정서가 담겨있다. 또한, '쥬산' 역을 맡은 공리의 연기도 애잔한 감정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패왕별희> 스틸컷 ⓒ 다음 영화


<패왕별희>를 대표적인 예로 소개했지만, 최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영화의 개봉이 미뤄지면서 자연스레 재개봉이 늘어나고 있다. 물론, 코로나-19 이전에도 종종 명작 영화의 재개봉은 있었다. 하지만, 요즘의 재개봉은 재미있는 기획이 더해져 최신 개봉작을 만나지 못하는 관객들의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누군가의 인생영화 기획전 ⓒ CGV


국내외 세기를 대표하는 명작들을 재개봉하는 '누군가의 인생영화' 기획전, 인기 히어로 영화를 모은 '히어로즈' 기획전,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배우 오드리 헵번의 대표작을 엄선한 '오드리 헵번' 특별전 등 다양한 콘셉트를 통해 관객을 맞이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 이러한 재개봉 기획은 현저히 줄어들겠지만, 관객이 고를 수 있는 또 하나의 콘텐츠로 종종 기획되면 좋겠다. 세상에는 수많은 명작들이 있고, 명작을 넓은 스크린을 통해 만나고 싶어 하는 관객들의 수요도 적지 않다. 패왕과 우희가 재개봉을 통해 27년 만에 다시 만난 것처럼, 명작과 관객들도 색다른 재개봉 기획을 통해 자주 만나길 바라본다.





[감상노트]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도서, 인터뷰, 예능 등 다양한 콘텐츠를 보고, 이에 대한 감상을 기록합니다.

*매거진: https://brunch.co.kr/magazine/contents-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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