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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태웅 Jun 29. 2020

사고 싶고, 갖고 싶은 브랜드의 저력

도서 <드디어 팔리기 시작했다> 리뷰


유난히 사람들에게 화제가 되는 브랜드가 있다. 토스, 무신사, 블루보틀, 슈프림 등 셀 수도 없이 많은 브랜드 중에서도 업계 1등이 되고, 시장의 판세까지 바꾼 브랜드에게는 우리가 모르는 비결이 있을 것만 같다. 브랜드 마케팅 전문가이자, '브랜드 보이(Brand Boy)'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안성은 작가는 저서 <드디어 팔리기 시작했다>에서 이러한 브랜드의 저력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에서는 28개의 초일류 브랜드를 다섯 가지의 카테고리로 나누어서 소개한다. 이러한 큐레이션이 책의 주제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브랜드에 대해 소개하는 문체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간결해서 가독성이 좋았다. 익히  알고 있는 브랜드가 많아서 조금 아쉬웠지만 그중에서도 필자가 새롭게 알게 되고, 영감을 얻었던 브랜드가 있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1) 빔즈 (BEAMS)
1976년 문을 연 이후로 현재까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일본 최고의 셀렉트 숍 중 하나다. 라이프스타일을 판다는 개념을 제시한 시초이면서, '큐레이션'이라는 말을 처음 쓰기 시작한 곳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빔즈를 상징할 수 있는 키워드는 '진정성'인데, 이는 빔즈의 직원이 모두 '빔즈 덕후'이기 때문이다.

채용 시 외모나 학벌은 전혀 보지 않으며 오직 빔즈에 대한 애정과 패션에 대한 열정을 갖추고 있는지를 체크한다고 한다. 이처럼 자신의 브랜드를 사랑하는 이들이 고객을 응대하니, 그 누구보다 꾸밈없이 솔직한 생각을 전할 수 있게 된다. 애초에 본인이 본인의 브랜드에 애정이 없다면, 어떻게 고객에게 팔 수 있을까.


ⓒ BEAMS
ⓒ BEAMS


2) 에이스 호텔 (ACE HOTEL)

'에이스 호텔'은 뉴욕, 포틀랜드 등에 체인을 가지고 있는 모던하면서도 빈티지한 스타일의 호텔이다. 에이스 호텔은 호텔의 입점을 결정할 때 유동인구가 아닌 자신의 '취향'을 기준으로 한다. 자신이 둘러보고 싶은 숍, 카페, 레스토랑이 많은 동네를 찾아 지점을 만드는 게 에이스 호텔의 방식이었다. 자신들이 '놀고 싶은 곳'에 들어가고, 지역 내 장인들과 긴밀하게 협업해 지역의 '자원'을 호텔 안에 들였다. 지역과 함께 잘 놀면서, 자신들이 입점한 지역을 핫 스폿으로 만든다.

시설 자체는 다른 유명 호텔에 비해 특별한 것이 없으나, 에이스 호텔은 자신들만의 강점을 부각한다. 로비를 오픈해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들고, 직원들은 격의 없는 서비스와 위트로 응대하며, 호텔 곳곳은 레트로한 요소로 가득하다. 한 번 방문한 투숙객을 자신들의 팬으로 만드는 에이스 호텔을 보면서, 최근 공간사업을 하고 있는 필자도 공간의 문화와 분위기를 만드는 것에 대한 고민과 영감을 얻게 됐다.


ⓒ ACE HOTEL New York
ⓒ ACE HOTEL New York


3) 모노클 (MONOCLE)

'모노클'은 2007년에 창간한 영국의 잡지로 국제 정치와 예술, 라이프스타일을 주로 다룬다. 모노클은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수많은 잡지사가 사라지던 시기에 새로운 인쇄 매체를 만드는 도전을 감행했다. 이러한 도전이 가능했던 이유는 영양가 있는 정보를 꽉꽉 채운 잡지를 만들면 찾는 이가 있을 것이라고 봤던 모노클의 CEO '타일러 브륄레'의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윽고, 이러한 그의 안목은 적중했다.

모노클은 모두를 위한 잡지가 아닌, 지적이고 부유한 상위 1%를 타깃으로 삼았다. 콘텐츠의 기준을 높여 모노클만의 오리지널 콘텐츠는 현장 보도를 중심으로 한 땀 한 땀 정성을 들여 만들었다. 세계 곳곳에는 '모노클숍'을 열었고, '모노클 24'라는 라디오 방송국 운영을 통해 자신들의 콘텐츠를 더욱더 확산했다. 이제는 구찌, 프라다, 롤렉스 같은 럭셔리 브랜드가 모노클에 광고를 집행하려 목을 맨다. 맹목적으로 시대의 흐름을 따르지 않고, 자신들만의 콘텐츠로 새로운 시대를 만든 모노클의 행보에 큰 감명을 받았다.


ⓒ MONOCLE


빔즈, 에이스 호텔, 모노클 이외에도 박진영과 백종원이라는 '개인' 브랜드를 다룬 것도 흥미로웠고, 개인을 다루는 것을 넘어 '월간 윤종신'과 같이 개인의 프로젝트를 하나의 브랜드로 바라보는 시각도 좋았다. 앞서 익히 알고 있는 브랜드가 많이 나온다고는 했지만, 알고 있던 브랜드의 새로운 면을 발견할 수도 있으니 다양한 브랜드의 에센스를 빠르게 살펴보고 싶다면 일독을 권한다.




[감상노트]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도서, 인터뷰, 예능 등 다양한 콘텐츠를 보고, 이에 대한 감상을 기록합니다.

*매거진: https://brunch.co.kr/magazine/contents-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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