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_ 정규직 말고 인턴을 결심하다

아이스크림 고를 때 맛보기 하는 것처럼!

by 사람 여행자

여행사에서 일해보고 싶었습니다.

여행을 좋아하니까 관광업에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초콜릿을 좋아하는 사람이 초콜릿 맛 아이스크림도 좋아하는 것처럼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주위에서 엄청 말리더라고요.


"여행사? 박봉이야. 네가 여행할 때 좋은 거지 남들 여행시켜주는 건 또 다른 일이라니까?"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더라고요.

박봉이고 뭐고를 떠나서, 남들 여행시켜주는 일은 그리 행복하지만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일에서 행복을 찾는 것 자체가 헛된 희망일 수도 있겠지만요.


고민 끝에 인턴으로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제가 꿈꾸던 일이 사실인지 환상인지.

그러니까 똥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했어요.

정규직으로 들어가는 것도 아니니까

좋은 경험 했다 치면 똥이든 된장이든 어떤 것도 좋을 테니까요.


이렇게 저는

잘못(?) 정규직으로 들어갔다가 후회하지 않기 위해,

일하고 싶은 산업과 직무에 대해 맛보기를 하기 위해,

인턴을 결심했습니다.

스펙 한 줄도 챙길 겸 해서요.



회사 찾기


문제는 대형 여행사에서는 인턴을 많이 뽑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시즌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12월~1월에는 유독 없었습니다.

채용형 인턴이라는, 사실상 정규직을 뽑는 공고는 있었지만

단기적인 직무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고는 다른 산업에 비해 드물었죠.


그렇다 보니 스타트업 여행사까지 웹서핑을 했습니다.

제가 모르는 알짜배기 기업은 없을까 하는 마음으로

여러 회사를 검색하다 보니 꽤 다양한 기회를 발견했죠.


머슴살이도 대감집에서 하라고,

인턴일도 대기업에서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오히려 스타트업에서 인턴 하는 게

이것저것 일도 많이 시킬 테니, 고통(?)스럽더라도 훨씬 많이 배우지 않을까요?



직무 고르기


여러 직무에서 인턴 기회가 있었는데, 저는 3가지 부류로 나누어봤습니다.

하고 싶은 직무, 할 수 있는 직무, 관심 없는 직무.


하고 싶은 직무는 마케팅/영업 쪽이었어요.

뭔가 재밌을 것 같고, 자유롭고 창의적일 것 같은 일.

하지만 할 수 있는 일을 골랐습니다.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서였죠.


영어 상품을 번역하고, 매일 경쟁사의 가격 동향을 살피는 일이라는데.

그렇게 재밌어 보이지는 않았다만,

우선 합격하는 게 중요한 일이니까요.


그리고 할 수 있는 일을 더 잘하는 것도

중요한 배움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인턴 경험 있는 인턴


불과 얼마 전, 반도체 회사 영업 부서에 인턴을 지원한 적 있었는데요.

인턴이기 때문에 '열심히 배우겠습니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서류를 썼습니다.

결과는 서류 탈락이었죠.

제가 반도체 산업에 관심이 없다는 게 탄로 났을 테지만,

그것보다 제가 채용담당자라면

일을 배우고 싶은 인턴보다는

당장 일을 할 수 있는 인턴을 뽑을 것 같습니다.


신입사원을 뽑을 때 중고 신입(다른 회사에서 일하다가 다시 신입으로 입사하는 경우)이 유리한 것처럼

인턴을 뽑을 때도 인턴 경험 있는 지원자가 유리하지 않을까요?


저처럼 실무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는 조금 억울하긴 합니다.

경험이 없어 지원을 했는데, 정작 경험이 많은 사람에게만 기회를 주니까요.

이건 마치 가위를 샀는데, 가위 포장을 뜯기 위해 또 다른 가위가 필요한 것 같은 거죠.


2651E03F5544DB6B35D8AF 가위 포장지를 가위로 잘라달라는 설명이 있다. (이미지 출처: http://blog.daum.net/ksykelvin/978)


가위가 없어서 가위를 샀다니까!? 근데 가위를 요구한다고?!

실무 경험이 없어서 인턴을 지원했다니까?! 근데 실무 경험을 요구한다고?!


뭐, 억울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제가 채용담당자라도 관련 경험 있는 지원자를 선호할 건데요.

그래도 덤벼봐야죠.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지원해봐야죠.

인턴 경험이 없더라도 아르바이트 경험으로 비벼봐야죠.


그래도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한 경쟁력이 부족하다면

일단은 할 수 있는 일로 시작하는 건 어떨까요.


할 수 있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이 같다면 가장 좋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유사 경험을 쌓은 다음 옮기면 되죠.


그때는 제가 중고 인턴/신입이 되어 다른 경쟁자보다 우위에 서면 될 일 아니겠습니까.



인턴일지 사진.png 나름대로 세운 직무 찾기 전략
- 내가 생각한 취업 전략 하나

지금 당장 하고 싶은 직무를 하기에 자신이 턱 없이 부족하다면,
그곳에 가기 위한 디딤돌 직무를 수행하자!




여행 에세이를 쓰고 있습니다.

20대에 20개국 가기, 라는 꿈이 있습니다.

또래 친구들이 어떻게 하면 배낭여행을 더욱 쉽게 떠날 수 있을지 거듭 고민합니다.

저는 작가 지망생 윤경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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