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윤재선 Nov 07. 2017

[북리뷰] 언어의 온도

이기주 저

[책 리뷰] 언어의 온도 – 이기주 저 / by 윤재선


 

책에서 묻어나는 종이의 냄새, 다음 장으로 시선을 옮길 때의 설렘에 빠진 나는 종종 서점으로 발길을 향하고는 하는데 그런 나의 마음을 빼앗아간 책이 있다.


<언어의 온도>라는 제목에 이끌려 책을 들었고, 말과 글에는 나름의 따뜻함과 차가움이 있다고 시작하는 이 책은 ‘베스트셀러’ 코너에 자리 잡은 책이라 많은 분이 좋아하고, 한 번쯤 읽어 봤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파우치만 해서 손에 쏙 들어오는 크기라 어디서든 읽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기주 작가의 필체는 섬세하게 감정을 드러내며 일상에서 일어나는 순간의 단상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나누는 대화에 귀를 기울여 그들의 대화를 옮기기도 하고, 좋았던 영화나 음악에 관해 이야기한다. 그래서 책을 다 읽고 나면 오랜 벗과 따듯한 차 한 잔을 마시며 마음을 나누고 온 듯하다. 지친 하루를 마치고 돌아온 소중한 사람을 따뜻하게 보듬어 안아 주듯이.


언어에는 저마다 온도가 있다고 말하는 저자의 글에는 언어의 소중함과 절실함이 담겨 있다. 개인적으로 나는 수화통역사 공부를 하면서 수어(수화도 언어로 인정이 되어 수어로 변경됨) 언어학에 관심이 많았는데 어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언어의 본질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어 흥미를 느꼈던 기억이 있다. 이 책을 통해 그런 기억을 떠올리기도 했으며, 단어의 어원과 유래에 대한 정보 제공으로 인해 말과 글의 의미와 문장의 소중함을 느끼게 한다.


‘가끔은 어머니 화장대에 은밀하게 꽃을 올려놓는다’는 작가의 책 속에는 더 아픈 사람이 아픈 사람을 알아본다는 할머니와 손주의 대화, 여전히 당신을 염려한다는 할아버지의 사랑, 어느 모자의 산책과 이름을 부른다는 것의 숭고함, 사랑은 종종 뒤에서 걷는다는 말과 더 주지 못해 늘 미안하다는 어머니의 이야기가 있다. 


리뷰를 쓰며 마음에 드는 구절을 캘리그라피로 다 써 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는데 그러려면 여기에 다 적을 수 없을 만큼 모든 글이 소중하다. 단어의 선택부터 문장의 마침표를 찍는 순간까지 허투루 쓴 글자는 한 자도 없는 듯하다. 정제되고 간결한 언어로 태어난 그의 문장은 어린 학생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쉽게 쓰면서도 마음에는 잔잔한 파동을 일으켜 감동을 선사한다.


얼마 전 “따스함을 담다”라는 출판사 등록 후 여행 및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나에게 이기주 작가는 글 쓰는 사람의 자세와 방법도 제시하며, 일상에서도 충분히 다양한 소재를 끌어낼 수 있음을 알려주는 멘토가 되었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주변의 소중한 것들을 생각해 보고, 각각의 언어 온도를 되짚어 보면서 궁극적으로 나의 삶을 돌아보게 하고자 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저자가 전하고 있는 어머니와 가족에 대한 마음, 사랑은 사람을 살아가게끔 한다는 말, 내 소중한 사람의 손을 잡아 주고 함께 있어 주기를 바란다는 그의 메시지에 귀 기울이며 잠시 마음을 내어 주는 건 어떨까?


이기주 작가님 강연회에서 재선, 이기주 작가님 ^^




<언어의 온도>  책 이미지




PDF매거진 다운로드 - http://bit.ly/1company_mag


윤재선 / 윤T의 캘리그라피

http://blog.naver.com/yuntpop

yuntpop@naver.com

매거진의 이전글 [리뷰] 반퇴시대 나침반 (김용현 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