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우주 -
너무나 기나긴
여정이었어요.
여기 브런치에
다시 글을 쓰게 되기까지는.
지난여름,
한벽원미술관에
작가님이 한 분 찾아오셨어요.
나와 결이 닮은....
애정하는 나라, 영국에서부터
나의 존재를 아는 사람이 있다는 건,
너무나 신기한 일이었지요.
미술관 회의실에 앉아
<너를 만나러 이곳으로 왔어, 노르웨이>,
<언젠가 페로 제도>,
<밤, 향기>,
<수어감정사전>
'따스함을 담다'라는 독립출판으로
제가 출간한 책들을 보여 드리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작가님이 글을 쓰신
<어쩌면 나의 이야기>,
<다 내려놓고 싶은 날>
책도 알게 되었고,
작가님이 보여 주시는 글들을 보면서
언젠가 작업을 같이 하는
날도 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상상을 해 보았는데
이내
머지않아,
그 꿈이 현실이 되어 이루어지는
바로
이런 순간도
만나게 되었네요.
*_*
2015년 노르웨이 북극권에서
백야를 만나고,
2017년에 강원도 속초 울산바위에서
은하수를 만나고,
그 이후로도 계속
은하수를 찾는 꿈을 꾸기도 했고,
은하수를 찾아
국내와 해외를 끊임없이 찾아 헤맨
지난 여정은,
어찌 보면 '나의 꿈과 만나는'
작업이었던 것 같아요.
노을이 지면 설레는 마음과
새벽의 공기를 품에 안고
밤의 정서를 담는 작가,
그게 저의 소명이자
꿈을 좇는 방식이라고 믿으며
달과 별을 무던히도 담았습니다.
사진에 대한
작가의 노트를 적어 보자면,
은하수는 음력으로
그믐이나 월초에 담을 수 있고,
보름달은 음력 15일,
보름에야 만날 수 있는 풍경이에요.
그래서 서로 만날 수 없는
존재이지만....
작년부터 찍었던 국내의 만월(Full Moon)과
올해 뉴질랜드에서 담은
은하수가 만나는
작품을 만들어서
만날 수 없는 것들이
만날 수 있게,
그런 작업을 해 보자는 생각으로
담은 풍경이에요.
우리는 저 무수한 별들 속에서
각자 자신만의 빛을 내며
살아가다가
'우주'라는 세계관으로 만난다는,
현실과 비현실의 간극을 뚫고
이 광활한 우주에서
만나자는
그런 마음으로
만든 작품인데,
허성욱 작가님이
이 사진을 보고
위의 글을 지어 주셨기에
사진과 함께 몇 자 적어 봅니다.
그리하여,
이번 작업은
나의 우주와
당신의 우주가 만나는,
'우주적인'
만남이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