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어당김의 법칙

미혼모 내집 마련기 6

by 누드빼빼로

우리 가족의 첫 전셋집은 분당의 야탑이라는 곳이었다.
사실 분당에 살게 된 건 선택이 아니었다.
그저 동생의 첫 발령지가 분당이었고, 수원 오목천의 국민임대아파트(햇볕도 안드는 월세집에서 탈출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때였다)에 살던 우리는 돈도, 선택권도 없었다.
동생이 새벽 네시에 일어나 첫 버스를 탄 뒤, 수원역, 분당행, 그리고 학교까지 가는 버스를 타고 출근을 하면 간신히 지각은 면한다고 했다. 차가 조금 밀리거나 갈아탈 때 문제가 생기면 여지 없이 지각이라 늘 초조한 마음으로 출근길을 나섰다. 정시 퇴근을 했다는 동생의 퇴근 시간은 빨라야 9시. 하루 대여섯 시간을 도로위에서 보내고 집에오면 그제서야 고단한 몸을 누일 수 있었다. 매일 고생하는 동생의 모습을 지켜보다 1년 만에 이사를 하게 되었다. 결심은 이미 했지만 돈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그래, 분당으로 가자.”

포천이나 안산 같은 지역으로 발령받았더라면 관사나 저렴한 집이라도 구했겠지만, 분당의 집값은 우리 가족에겐 그야말로 넘사벽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사를 포기 할 수 없었다. 동생이 새벽마다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서 “몸이라도 편하게 살자.”는 마음뿐이었다.

결국 동생 명의로 대출을 풀로 받아 전셋집을 구했다.
당시 금액은 전세 6,300만 원. 우리 가족은 대출을 포함해 가진 돈 5,500만 원에 월세 10만 원을 더 얹어 들어갔다. 허름한 주택 1층이었지만 방이 두 개나 있었고, 좁은 원룸에 옹기종기 모여 살던 시절에 비하면 정말 궁전 같곳이었다.

다행히 J는 어린이집도 바로 입소할 수 있었고, 나 또한 직업전문학교를 그만두고 어린이 전집 판매 회사에 취업했다. 엄마는 요양보호사 일을 시작했고, 세 식구는 아들 하나 잘 키워보겠다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악착같이 살았다.

그런데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다. 조금 안정되니 조금 더 나은 삶을 꿈꾸게 되었다.
도로 앞 우리 집은 위험했기에, 두어 블럭 떨어진 조용한 빌라촌으로 이사하고 싶었다. J의 어린이집 등하원 길에 보던 안정적이고 평화로운 곳!
그곳은 단지 내에 차가 없고, 단지 안에 어린이집도 있었으며, 큰 공원과 놀이터가 있어 아이가 뛰놀기 딱 좋은 곳이었다. 매일 그 동네를 기웃거렸다.

“J야. 우리 다음에 여기로 이사할 거야. 좋지? 친구들이랑도 가깝게 살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매일 일기장에 이사한 뒤 우리 가족의 모습을 썼다.
‘2년 뒤, 저 빌라로 이사한다.’ 가족들에게도 기정사실처럼 말했다.
“우리, 다음 집은 길 건너 그 빌라야.”
매일 부동산에 들러 시세를 확인했고, 이사비를 계산하며 얼마나 더 저축해야 하는지 꼼꼼히 따졌다.
마치 이미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처럼 가구 배치도 그리고, 커튼 색상까지 상상했다.

사람들은 웃었다.
“5500만 원으로 9000만 원이 넘는 집으로 이사 가겠다고?”
“꿈꾸는 건 자유지 뭐.”

정말 그 동네로 이사하고 싶었다. 그리고 매일 그 마음을 행동으로 옮겼다.


놀랍게도, 2년 뒤 우리는 정말 그 빌라로 이사했다.
물론 대출이 조금 늘었지만, 그동안 악착같이 모은 돈과 절약 덕분에 가능했다.
기적 같았고, 지금도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 새로 이사할 집을 위해 새 가구를 쇼핑하고 커텐 색을 고르는 일을 실제로 하고 있었다.


나중에 '시크릿'이라는 책을 읽고 나서 책 속에서 말하는 '끌어당김의 법칙'이 내 삶 속에 이미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되었을 때, 몸이 떨릴 만큼 전율이 느껴졌다.

나는 늘 부족했고, 가진 것도 없었다. 하지만 ‘이미 가진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했다.
그게 현실이 될 줄은, 정말 몰랐다.

물론, 그 후에도 나의 인생은 쉽지 않았다. 롤러코스터! 몸이 고되고, 마음은 늘 불안했다.

그래도 ‘현실을 바꾸려면 먼저 내 생각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론다 번의 책 『시크릿』에서 말하는 끌어당김의 법칙(Law of Attraction) 은 “생각이 현실을 만든다”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철학을 기반으로 한다.

생각은 에너지이기 때문에 우리가 집중하는 모든 생각은 진동(에너지)을 만들어 현실로 끌어온다고 여긴다.

“나는 가난해.”라고 생각하면 가난의 에너지를, “나는 풍요롭다.”라고 믿으면 풍요의 에너지를 끌어온다는 것이다.

감정은 현실의 방향을 정한다.
긍정적인 감정은 기회를, 부정적인 감정은 제약을 끌어당긴다.
‘감사’, ‘기쁨’, ‘확신’ 같은 감정이 강할수록, 그에 맞는 현실이 찾아온다.


행동은 생각을 현실로 옮기는 다리이다.
단순히 상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이루어진 것처럼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매일 일기를 쓰며, 이사할 집의 구조를 상상했고, 부동산에 들러 시세를 확인했다.
그것은 단순한 상상이 아니라 ‘실행된 믿음’이었다.


결국, 끌어당김의 법칙은 마음의 자세에서 비롯된다. 희망을 잃은 사람에게 이 법칙은 허황된 말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나처럼 절망의 끝에서도 믿음을 놓지 않았던 사람에게는 그 믿음이 현실을 바꾸는 출발점이 된다.

시크릿이라는 책에서는 “당신이 상상할 수 있다면, 그것은 이미 당신의 것이다.” 말한다.

허무맹랑할 수 있지만 직접 경험한 나로서는 믿을 수 밖에 없다. 분당의 작은 빌라로 이사하던 그날, 나는 내 인생의 비밀 하나를 깨달았다.

‘기적은 멀리 있지 않다. 믿음이 만들어낸다.’

작가의 이전글채권과의 첫 만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