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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제 Jan 12. 2024

잘 헤어지자.. 우리..

라는 개소리를 내입으로 할 줄은.. 네 번째..

이로써 나의 짧다면 짧은 연애가 막을 내렸다.

솔직히 끝난 지는 열흘이 넘었다.

헤어진 건 알고 있었지만.. 잊겠다는 마음도 변하지 않았었지만 매번 그랬듯 나한테 돌아올 거라는 기대로 이별을 내가 받아들이지 못해서.. 연락이 올 때 매정하게 잘라내지 못했던 것이..

이별 때문에 복잡하고 답답한 마음이 열흘 더 추가된 것이다.


내가 이별을 못 받아들여 속앓이를 하고 있는 동안 상대는 이별을 받아들여 그 열흘동안 마음정리를 다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헤어지는 연인의 돌아서는 모습을 보고도 참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지난 사랑, 이별에 겁을 먹었던 나는 소극적인 연애를 했던 반면 그녀는 나와는 다르게 다가오려 했지만 언젠가는 그녀가 떠나갈 것이라 생각하여 한편으로는 도망치기만 했다.(노래 가사를 인용했지만 내 마음과 찰떡이다.)


그렇다고 새로운 사랑을 만난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만난 것도 아니었고 내 나름 최선을 다해서 노력했고 사랑했다.

하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 트라우마로 인한 소극적이고 되풀이되는 연애를 하고 있는 나를 마주하게 되었다.


헤어진 이유가 어찌 됐든 사랑도 이별도 인연과 타이밍이 맞지 않는다면 억지로 이어 붙일 수 없다는 걸 한 번 더 깨달으면서 내가 뱉은 '우리 잘 헤어지자'라는 개소리처럼 잘 헤어지려고, 헤어지고 있는 중이다.


우리는 헤어지고 나서 단순히 '상대방한테서 연락이 오진 않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올 수도, 안 올 수도 복불복이겠지만 온다고 다 재회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내가 잡지 않아서 재회로 이어지지 못한 게 아니라 잡았어도 이어지지 못했을 사이였던 것이다.


내 상식으로는 전혀 이해가 안 되지만 헤어짐도 아름답게 포장하고 싶은 사람들도 있는 거 같다.


잘 헤어지자니.. 무슨 개풀 뜯어먹는 소리인지..


서로가 그 방식을 원한다면이야 좋은 방식이겠지만 그냥 본인 마음 편하자고.. 마지막 기억이라도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어서 그랬던 것 아닌가라고 조심스럽게 생각해 보지만.. 이제 그게 다 무슨 소용이겠냐마는..


이번 계기로 새로운 이별방법도 경험했다. 또 하나 배운다..


사랑도 이별방식도 정답은 없다.

아무리 연애가 이기적이라고는 하지만..

서로의 배려는 필요할 듯하다.


내가 의사표현을 똑바로 못한 것을 누구 탓을 하겠냐마는..


나의 개인적인 입장과 기준으로만 글을 쓰게 되어 그녀가 사람 헷갈리게 하는, 어장관리를 하는 여자로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며 미안한 마음이 생긴다.


이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이야 알아서 잘 판단하실 분들이기에.. 혹시라도 그렇게 생각이 된다면 그런 사람은 아니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상황이 그랬던 거 아닐까라고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아무한테도 털어놓지 못한 마음을 다 털어놓는 거 같아서 한편으로는 속이 후련해지고 있는 거 같다.


당분간 자책하며 힘들어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 또한 즐겨보려고 한다.

이별에 익숙해지려 노력할 것이다.




마음을 다 보여줬던 너와는 다르게 지난 사랑에 겁을 잔뜩 먹은 나는 뒷걸음질만 쳤다.

너는 다가오려 했지만 분명 언젠가 떠나갈 것이라 생각해 도망치기만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까짓 두려움 내가 바보 같았지 하며, 솔직해질 자신 있으니 돌아오기만 하면 좋겠다.


최선을 다한 넌 받아들이겠지만 서툴렀던 나는 아직도 기적을 꿈꾼다.


- 로이킴 '잘 지내자 우리' 가사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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