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30.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더냐

고난을 바라보는 시선(見·視·觀의 기도)

by HAN

《고난을 바라보는 시선, 40일》을 시작하며


사순절 첫날부터
매일 말씀 위에 얹어진 마음을
조심스럽게 기록해 보았습니다.

처음엔 아이들에게
말씀을 조금 더 가까이 느끼게 해주고 싶어
그림과 글을 함께 남기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일주일쯤 지났을 때

기록지에 그림을 그리는 대신

중보기도를 남기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저 자신이 더 많이 배우고

위로받고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이 기록들을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어떤 날은 말씀을 직접 적지는 않았지만,
그날 마음에 남았던 시선과 생각을 담았습니다.
때로는 그림으로, 때로는 한 줄 기도로,
그리고 아주 조용한 한숨 같은 고백으로요.


이 연재는 완성된 답이 아니라,
말씀 앞에서 멈추어 선 한 사람의 시선입니다.
혹시 이 글을 마주한 누군가의 하루에도

작은 멈춤과 기도가 찾아오기를 바라며,
《고난을 바라보는 시선, 40일》
조용히 시작해 봅니다.




“너희가 나와 함께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더냐?”

– 마태복음 2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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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겟세마네 동산에서의 예수님의 기도를 묵상했습니다.
그 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었느냐”라고 물으셨습니다.
그 물음이 오늘 제게도 들려오는 것 같았습니다.


예수님은 어떤 기도를 원하셨을까?


그 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어떤 기도를 원하셨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저 깨어 있으라 하신 그 한마디 안에는
깊고도 절박한 요청이 담겨 있었겠지요.


오늘 저는 ‘보다’라는 의미를 가진 한자 세 글자를 떠올려 보았습니다.
見(볼 견), 視(볼 시), 觀(볼 관)
그 안에서 기도의 시선, 기도의 층위를 조심스럽게 그려보게 되었습니다.


세 겹의 시선, 세 겹의 기도


1. 고난을 바라보는 용기 – 見

예수님은 “내 마음이 심히 고민하여 죽게 되었다”라고 하시며,
“여기 머물러 나와 함께 깨어 있으라”라고 하셨습니다.
고난을 외면하지 않고 바라보는 것,
어쩌면 그것이 기도의 시작일지도 모르겠습니다.


2. 유혹을 경계하는 시선 – 視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기도하라.”
이 말씀은 단지 피곤함을 견디라는 말이 아니었을 겁니다.
다가올 시험을, 제 안의 연약함을
조용히 살피고 경계하라는 초대였습니다.


3. 하나님의 뜻을 관조하는 기도 – 觀
예수님의 기도는 “이 잔을 지나가게 하옵소서”로 시작되었지만
“아버지의 뜻대로 하옵소서”로 마무리됩니다.
기도는 내 뜻을 관철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바라보고,
그 뜻 안으로 걸어 들어가는 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세 글자, 세 시선


見은 그저 바라보는 것

視는 의식적으로 살피는 것

觀은 전체를 깊이 들여다보는 것


예수님은 제자들이, 그리고 우리가
이런 기도의 시선을 배워가기를 원하셨던 건 아닐까요?
고통 앞에서 눈을 감지 않고,
영혼을 흔드는 유혹 앞에 깨어 있으며,
하나님의 깊은 뜻을 바라보는 것.


우리의 시선이 머무는 곳

KakaoTalk_20240928_095532965_15.jpg 시선

이 그림을 바라보며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의 시선은 얼마나 자주
프레임 안에 갇혀 있는지요.
그저 보이는 것, 당장의 감정과 상황만을
기도의 전부라고 여길 때가 많습니다.

우리의 시선이 보이는 것에만 머물지 않길 바랍니다.


오늘의 기도

우리는 그저 바라봅니다.
때로는 그 고난 앞에서도 눈을 돌립니다.
육신의 연약함을 핑계 삼지 않게 하시고,
그 뜻을 향해 머물고, 깨어서, 순종하는 기도로
오늘도 나아가게 하소서.


전하는 마음

당신은 아름답습니다

고통을 직면할 용기와,
타인의 마음을 품을 여유,
그리고 진리를 향한 깊은 갈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그림

피어있는 기도

KakaoTalk_20250403_234237202_05.jpg 피어있는 기도

이 그림 속의 흰 꽃은 말없이 피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 배경은 조용하지 않습니다.
깊고 짙은 붉은색,
마치 피 흘림 같기도 하고,
기도가 흘러내리는 새벽 같기도 합니다.


흰 꽃은 예수님이셨고,

때로는 우리가 드려야 할 기도이며,
또 누군가를 위해 서 있는 그 한 사람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붉은 배경은 상처이고, 사랑이고, 중보입니다.
그 위에 피어난 흰 꽃 하나가
고요한 부르짖음처럼
오늘 내 마음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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