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이유

상상과 바람

by HAN

글은 상상이다. 네 글이 진실만을 말하냐고 묻는다면 난 아니라고 대답한다. 시나 동화는 특히. 난 나의 감정을 진솔하게 표현하기도 하지만 하나의 그림이나 사연을 모티브로 상상을 한다. 평범한 사진을 찍고 포토샵으로 여러 가지 합성을 하다 보면 생각지 못한 그림이 나오기도 한다. 난 그 그림을 보면서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걸 적는다. 글 때문에 사진이 필요했는데 어느 순간 사진에 맞춰 글을 쓰기도 한다.


처음 써 본 동화는 오래전 찍었던 꽃 사진을 다시 보다가 쓰게 됐다. 꽃에 벌이 찍혔고, 가운데 꽃잎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것이 벌이 가는 걸 슬퍼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외부에 있어서 메모를 할 수 없던 나는 생각나는 대로 상상을 이어가며 녹음을 했었다. 녹음한 걸 듣고 다시 정리한 글이다. 내가 상상하는 사랑은 제한적이고 구태의연하지만, 난 이 동화를 통해 지나친 사랑과 배려 때문에 서로 슬프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난 숙제도 아닌데 왜 글을 쓰는데 집착할까? 답은 간단하다. 난 항상 죽음을 생각하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특별히 어디 아파서가 아니라, 언제든 닥칠 죽음에서 나 또한 자유롭지 않으니까.

내일 죽으면 난 무엇을 하고 싶을까 생각한 적이 있다. 난 글을 쓰고 있을 거 같다. 마지막에 하고 싶은 얘기를 하고 가는 사람처럼. 그래서 글을 쓰고 있고 내 글 대부분은 '~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끝을 맺는다.


내 글을 읽는 사람들은 몇 명 되지 않지만 누군가 내 생각을 묻는다면 나의 글들이 답이 되길 바란다. 특히 나를 사랑했던 이들에게 언젠가 이 글들이 위로가 되길 바란다.


정말 죽음이 다가오는 것을 느낀다면 그때부터는 한 사람 한 사람 감사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쓸 생각이다.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직장에서 보는 모습이 다지만 각자의 삶에서 힘든 일도 있고 기쁜 일도 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힘겨울 땐 큰 의미 없이 보내주는 환한 웃음도 큰 힘이 된다. 난 그 사람들을 기억한다.

나를 힘들게 하고 함부로 평가한 사람들도 난 내 마음에서 제치지 않는다. 나도 의도치 않게 수많은 오해를 안고 있었을 테니까.




잠깐 살고 가는 삶이 누군가에게는 너무 쉽고, 누군가에게는 너무 어렵다. 난 삶이 힘든 이들과 함께 공감하며 마음의 짐이라도 나누고 싶다.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고, 잘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내 글이 누군가의 눈물을 닦아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