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시장 돌아보기 ① 2021년을 기억할 키워드
과거를 알아야 미래가 보인다. 국내 미술시장 사상 첫 1조 원 시대, 지난 2년은 이례적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그간 기록을 되짚어보며 앞으로의 흐름을 예측해본다. 그 첫 번째는 팬데믹으로 주춤했던 국내외 미술시장이 처음으로 회복세를 보였던 2021년이다. 매일 새로운 경매 기록이 쓰였던 해이다. 글로벌 미술시장에서 추정됐던 모던-컨템포러리 아티스트만 해도 60만 명 이상에 달했다. 아티스트도 컬렉터도 많이 몰렸던 시기, 주로 어떤 아티스트와 화풍이 미술시장에서 주목받았을까?
새롭게 등장했던 아티스트 군은 바로 '울트라 영 컨템포러리 아티스트(Ultra Young Contemporary Artist)'이다. 글로벌 미술시장에서 1976년 이후 출생한 이들을 통칭하는 용어이다. 개성 있는 작품 활동뿐만 아니라 SNS 활동도 활발하다는 것이 이전 아티스트들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점이다. 상승세도 가팔라서 2021년에만 총 3억 9,400만 달러(한화 약 4,700억 원)에 달하는 역대 최고 거래 금액을 기록했다. 첨부된 이미지는 각 아티스트의 화풍이 잘 반영된 작품들이다.
화려한 색채 | 일찍 별이 되어버린 천재 아티스트 매튜 웡(Matthew Wong, 1984~2019), 부드러운 파스텔로 정제된 풍경을 그리는 니콜라스 파티(Nicolas Party, 1980~), 어른이 되지 못해 미성숙한 존재인 소년을 그리는 헤르난 바스(Hernan Bas, 1978~) 등이 큰 인기를 끌었다. 회화를 기반으로 화려한 색채가 공통된 특성이다. '젊은' 작가들은 '젊기에' 상대적으로 원로 작가와 비교하면 작품 수 자체가 많지 않다. 그래서 수요는 높지만 공급은 낮다.
타올랐던 NFT | 가장 화제를 모았던 아티스트는 역시 NFT계 강자 '비플(Beeple)'이다. 크리스티 경매에서 jpg 파일 형식의 미술품이 약 785억 원에 거래된 바 있기 때문이다. 그 작품의 수식어는 '지금껏 판매된 NFT 중 가장 비싼 예술품'이기도 하다. 나아가 비플은 단 두 번의 거래만으로 총 작품 판매가 1,000억 원 이상을 기록했다. 당시에는 미술시장에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되었다.
부흥하는 여성 아티스트 | 2021년은 특히 여성 아티스트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오랜 시간 뒤편으로 물러나 있던 여성 아티스트들이 유의미한 수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2021년 영 아티스트의 판매 금액 총합 10위 안에 두 명이나 이름을 올렸는데, 4위에 에이버리 싱어(Avery Singer, 1987~), 8위 다나 슈츠(Dana Schutz, 1976~)다. 의인화한 빗자루 캐릭터를 그리는 애밀리 매 스미스(Emily Mae Smith, 1979~)도 캐릭터를 구축하고 입체적으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컬렉터들이 선호하는 화풍이 뭔지 유추해볼 수 있다. 실내에서 그린 정물화로 알려진 힐러리 페시스(Hilary Pecis, 1979~)도 주목할 만하다. 미술사적으로 보면, 남성 아티스트들의 비율은 여전히 높지만 '여성 아티스트'의 작품이 트렌드로 인식되는 건 기존과 다른 양상이다. 단지 일시적인 트렌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요한 축이 될지는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국가의 다양화 | 과거 눈에 띄지 않았던 국가들도 떠올랐던 시기였다. 몇 명을 소개하자면, '아프리카의 바스키아'로 불리는 코트디부아르 태생의 아부디아(Aboudia, 1983~), 몽롱한 초록빛을 그리는 파키스탄 태생의 살만 투어(Salman Toor, 1983~) 등이 있다.
글 원윤지
*2편에서 이어집니다.
※ 2022년 1월, 누적 회원 13만 명 아트테크 플랫폼 T사 앱 매거진에서 연재했던 글입니다. 게재본과 다릅니다. 지금 시점에서도 읽기 쉽도록 재가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