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에 관하여

임경선

by 세실리아

(2020. 8. 13.) 1박 2일 짧은 여행지에 가져간 책, 여행을 갈 때도 백팩에 책 두세 권 정도는 챙겨가야 마음이 든든함. 파란색 냅킨이 연상되는 시원한 표지의 에세이. 더위 피해서 시간 보내기에 딱이었다.

20200813_군산(이성당과자점)에서

너무 안 보이는 것도 문제지만, 너무 다 보이는 것도 문제다. 직장에서 한 차례 인사이동이 있고 나면 사람보다 조직의 생태가 먼저 보인다. 누가 누구와 가까운지, 어떤 흐름이 어디로 향하는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드러나는 것들이 있다. 순수한 호감이나 양심만으로 움직이는 사람이 과연 있기는 할까. 사람들은 하나같이 어느 줄에 서야 조금이라도 더 편안하고 안전하게 지낼 수 있을지 그 궁리부터 하는 듯하다. 좋게 말하면 사회생활의 '눈치'일 테고, 조금 더 솔직하게 말하면 동물의 그것과 다르지 않은 '날 선 촉수'처럼 보이기도 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촘촘히 얽힌 그 계산적인 움직임들을 마주할 때면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서늘함이 올라온다. 가끔은 그것이 조금 버겁고 또 조금은 씁쓸하게 느껴진다. 주도면밀하게 방향을 탐지하며 치밀하게 뻗어 나가는 인간의 촉수들. 문득 정신을 차려 보면 어느새 나만 빼고 모두 긴요히 숙제를 마친 듯 보인다.

20200813_군산에서

나를 지킨다는 건 무엇일까. 나답게 산다는 건 또 무얼까. 이 비릿한 생태계 속에서 나는 어떤 태도를 견지해야 할까. 어쩌면 타인의 기준으로 보면 나 또한 지극히 동물적인 촉수로 움직이는 사람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태도에 대한 책이지만, 관계에 대한 많은 경험과 이야기가 담겨 있는 책. 솔직한 문장으로 이야기를 건네준 임경선 작가에게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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