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월간 윤종신 May 16. 2018

사소해서
더욱더 진솔하게 느껴지는

<온 더 무브>

2015년 8월, 미국의 신경정신학자인 올리버 색스의 작고 소식이 들려왔다. ‘의학계의 시인’이라 불렸던 올리버 색스는 저서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화성의 인류학자’ 등으로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져 있는 지식인이었다. 그는 신경과 전문의로서의 수많은 환자를 만나왔고, 그러한 경험을 토대로 한 생생한 현장의 언어로 환자의 삶을 대중에게 소개했다. 그의 글이 특별했던 건 환자를 바라보는 그만의 애정 가득한 시선 때문이었다. 그는 환자를 단순히 증상이나 병명이 아닌, 자기만의 유일무이한 개성을 가진 하나의 인간으로 바라볼 줄 알았다. 그가 소개한 환자는 질병을 한계가 아닌 기회로 인식했고 자신의 존엄을 위해 치열하게 싸워나갔다.



<온 더 무브>는 올리버 색스가 집필한 자서전이다. 사소해서 더욱더 진솔하게 느껴지는 그의 성장담이 가득하다고 한다. 평생 환자들의 곁을 떠날지 몰랐던 그의 따뜻한 시선이 자기 자신의 삶으로 향했을 때는 또 어떤 느낌을 자아낼지 궁금하다. 아직 읽기 전이라 책에 대한 구체적인 감상을 나눌 수는 없지만, 작년 2월 그가 자신이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는 사실을 밝히며 뉴욕타임스에 기고했던 글 ‘My Own Life’와 이어지는 감동이 담겨있지 않을까 싶다. 그는 그 글을 통해 남은 시간을 풍성하고 생산적으로 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고, 더 많이 쓰고 여행하면서 인식과 통찰력의 새 지평에 다다르고 싶다는 희망을 이야기했다. 그의 저서에서 느낄 수 있었던 인간과 삶에 대한 애착이 그 짧은 글에서도 그대로 녹아 있었다. 그는 죽음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도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한계가 아닌 기회로 인식하고 있었고,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갈망했다.


온 더 무브
지은이 올리버 색스
옮긴이 이민아
출간 정보 알마 / 2016-01-04

김주성

<월간 윤종신> 편집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