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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간 윤종신 Sep 27. 2018

책을 읽는다는 건
인류가 고안해낸 가장 멋진 유희다

비스와바 슴보르스카의 서펑집 『읽거나 말거나』

1996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폴란드 시인 비스와바 슴보르스카의 서펑집 『읽거나 말거나』가 번역 출간되었다. 이 책은 1967년부터 그가 세상을 떠난 2002년까지 30년간 신문, 잡지에 연재된 문학 칼럼 137편을 모은 것으로 소설, 여행서, 에세이는 물론이고 자기계발서, 회고록, 식물도감, 학술서 등등 장르를 넘나드는 막대한 양의 서평을 담았다.


심보르스카는 이 책에서 “내가 구식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책을 읽는다는 건 인류가 고안해낸 가장 멋진 유희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그렇다 보니 이 책에서의 쉼보르스카는 진솔하고 유쾌하고 따뜻한 ‘독서 애호가’이다. 폴란드의 대표 지성인이자 존경받는 문인으로서의 권위를 내려놓은 그는 이 책에서만큼은 독서를 몹시 사랑하는 아주 인간적인 개인일 뿐이다. 『읽거나 말거나』에서는 『춘향전』, 『삼국지』 같은 우리에게 굉장히 친숙한 이야기에 대한 서평도 만나볼 수 있고, 에히리 프롬의 『사랑의 기술』이나 릴케가 살로메에게 보낸 「편지」를 다룬 챕터, 로맹 가리의 『하늘의 뿌리』, 토마스 만의 「일기」에 대해 쓴 페이지도 친숙하게 읽어볼 수 있다. 한동안은 쉼보르스카의 문학 읽기를 따라 ‘남의 말을 마음껏 엿들을 수 있는 자유’를 누려보는 것도 좋겠다. 마음이 내킬 때 『읽거나 말거나』의 어느 페이지를 펼쳐보아도 즐거울 테니까.

『읽거나 말거나』
지은이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옮긴이 최성은
출간정보 봄날의책 / 2018-08-11

유정미

<월간 윤종신>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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