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40대에게 필요한 것

by 유연한프로젝트

모두가 코로나 이후의 세상에 살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모두는 여전히 코로나 이후의 세상을 궁금해한다. '코로나 이후의 세계', '코로나 투자전쟁', '코로나 이후의 세상', '코로나 이후 대한민국 부동산' 등 코로나 이후의 세상에 대비하기 위한 책들이 계속 쏟아지고 있는 것을 보면 이제 '위드 코로나'의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하지만 어떻게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야 할지 감을 잡은 사람은 아직 없는 것 같다.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하며, 자식들은 어떤 교육을 시켜야 할지, 나의 미래준비 또는 은퇴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할 뿐이다. 심지어 어떤 비타민을 먹고 어떤 운동을 하며 건강관리를 해야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지, 그리고 이제는 어떤 음식을 먹어야 안전한지까지 끊임없이 정보를 찾아야 하는 시대적인 과제에도 우리는 당면해있다.


이번 팬데믹에서 언젠가는 벗어날 것이지만 많은 것들이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혼란스럽고, 성장이 정체되고, 모든 것이 불명확하고, 방향을 잃은 것 같은 세상은 코로나 이후의 세상이 아니라 코로나 이전부터 우리가 살아오던 세상인데도 왠지 사람들은 이 불편함이 코로나 이전에는 없던 것처럼 생각하며 그때를 그리워한다. 우리는 다만 다른 종류의 취약성으로 이동해왔을 뿐인데도 말이다.


불과 5~6년 전만 해도 부동산 투자 강의에서 앞으로 1~2인 가구가 증가해 소형 평형대의 아파트가 투자 가치가 높을 것이고 중형 이상 대형 평형의 아파트는 가격이 하락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전문가가 있었다. 그러나 재택근무와 원격수업의 등장으로 가족 구성원 모두가 집에서 일하고 공부하고 생활하는 시대가 되다 보니, 집은 단순히 거주의 공간이 아니라 업무와 학습의 공간이 되어야 하고 이와 함께 도래한 집밥의 시대로 이제 집은 큰 주방은 물론 넉넉한 팬트리 공간도 갖춰야 한다. 이런 공간이 모두 나오려면 20평대 집에서는 불가능하다. 하루아침에 서울 사람들이 서울 외곽으로 나가 전원주택생활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서울의 중형 아파트 값은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가 없다. 아마도 그 부동산 전문가는 팬데믹과 넘치는 유동성을 예측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가 예측했던 1~2인 가구는 정작 소득 수준이 낮아 아직 아파트를 장만하지 못하고 빌라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파트 수요 예측에서는 빗겨나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집값이 안정화되길, 전세 가격 폭등이 멈추길 바라는 것은 코로나 이전의 세상으로 돌아가길 바라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것이다.


사람들은 수많은 정보를 찾기 위해 미디어에 의존한다. 여기서 미디어는 기존 신문, 방송 등의 대형 언론뿐만 아니라 블로그, 유튜브, SNS를 포함한다. 종이신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기보다도 포털 메인에 뜬 자극적인 제목의 뉴스와 유튜브 알고리즘이 보여주는 편집된 뉴스, 페이스북에 공유된 시의성이 있는 것 같지만 시의성이 떨어지는 뉴스를 우리는 정보라고 읽는다. 포털 검색 결과 상위에 노출된 사진과 함께 보기 좋게 정리된 블로그 글을 사실처럼 받아들이고, 나의 관심분야를 큐레이션 한 정보라는 명목으로 각종 뉴스레터를 구독하며, 감각적인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서라며 틈만 나면 인스타그램을 업데이트한다. 미래학자 제이슨 솅커는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가 'Post-Truth의 시대'로 고도로 개인화된 주관적인 진실을 양산하고 동질화된 작은 집단 안에서 진실을 공유하는 시대라고 지적한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전부가 아니고 사실이 아닐 수 있는 시대이다. 나와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 소수의 내가 팔로우하는 사람들만 공유하는 진실일 수 있다. 특히 모든 사람이 인터넷에서 정보를 발신하는 시대가 된 뒤로,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이 소수였다는 사실은 새삼 놀랍지도 않다. 그렇다면 세상 일에 정신을 빼앗겨 판단을 흐리는 일이 없는 '불혹'이라는 40대는 어떤 능력이 필요할까.


첫 번째, 타인을 신뢰하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말콤 글래드웰은 인류가 타인을 신뢰하고 타인의 이야기를 믿고자 하는 강력한 바람이 있었기에 지금껏 인류가 번성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 말은 우리가 때로는 쉽게 거짓말이나 사기의 희생자가 될 수도 있다는 뜻이지만, 한편으로는 대부분의 시간에는 남들과 어울려 지내면서 유의미한 관계를 만들고, 제대로 작동하고 발전할 수 있는 제도를 수립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두 번째, 자연과 어우러지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보인 전 세계적 대응과 백신 개발 및 발 빠른 공급은 기후위기 대응에 합의하는 전 지구적 대응과는 달랐다. 기후위기로 식량위기까지 거론되고 있는 현재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 것은 바이러스만큼이나 심각한 지구 온난화인데 기후위기 대응에도 이렇게 전 세계가 한마음 한뜻으로 나선다면 좋을 것 같다. 각종 지표들이 알려주는 기후위기가 가져올 암울한 미래에 살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자연과 어우러지고 친밀한 관계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 고민하고 실천해야 한다. 잠시 캠핑을 떠나 자연과 속에서 생활을 하는 것이 자연과 어우러지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자연 친화적인 생활을 하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내 삶을 직접 디자인하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여기서 디자인의 개념은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고 잠재하는 것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만들어가는 작업'이다. 나의 힘을 어디에 발휘하면 좋을지, 내가 일하는 방식을 직접 정하고 상황에 맞게 적용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다. 조직생활뿐만 아니라 세상과 다양한 접점을 만들어 스스로 예측을 통해 사건을 종합적으로 가시화하고 구체화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그렇게 내 삶의 가치와 본질을 파악하고 내 삶을 하나씩 디자인해보면 멋진 예술작품처럼 내 삶이 완성될 것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왜 그때는 다시 시도한다는 생각을 못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