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닉을 찾아서(Finding Nik)-1

by 윤금현


* 이 책에 쓰인 모든 장소와 건물은 사실에 기초하였으나, 소설적 구성을 위하여 변경된 것들도 있다.


* 이 책에 등장하는 실제 인물들의 생몰연대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넣은 것이다.




등장인물


줄리어스 애슬로우 육군 중위

마이클 스티븐스 육군 대령

존 스튜어트 육군 중위

톰 클린스 육군 중위

크레이그 페터슨 육군 상사

월터 로이드 경위, 뉴욕시경 월 스트리트 경찰 분서

빌 잭슨 경사, 뉴욕시경 월 스트리트 경찰 분서

낸시 브라운 순경, 뉴욕시경 월 스트리트 경찰 분서

조지 윌리엄스(찰리) FBI 요원, 연방수사국 뉴욕 지부

해리 찰스턴 경감, 뉴욕시경 브라이튼 경찰서

토머스 잽스 커티스 고등학교 경비

스탠 로저스 세인트 조지 도서관 센터 경비

닉 ?




제3차 세계대전이 어떤 무기로 치러질지는 모른다.

하지만 제4차 세계대전은 아마 몽둥이와 돌로 싸우게 될 것이다.

- 알버트 아인슈타인 -




들어가며


1941 년 12 월 7 일(일본 시간 동년 12 월 8 일) 일본 제국 해군 연합함대 사령장관 야마모토 이소로쿠(山本五十六; 1884~1943) 해군 대장의 명령에 의하여 출동한 일본 연합함대가 하와이 진주만을 기습 공격하여 미국 태평양 함대를 박살냈다.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미국은 태평양 전쟁을 시작하였고, 많은 젊은이들이 전쟁에 참전하였다. 그리고 많은 생명들이 사라져갔다.

이때 이미 나이가 사십대 중반을 넘어선 나는 이 당시에 뉴욕에서 자그마한 출판사를 하다가 그만 파산해버리고 말았는데, 이것 역시 일본 탓으로 돌릴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는 나의 경영상 잘못이라고 해야만 할 것이다. 이제 주머니가 텅 비어 버린 나는 마땅히 할 일을 찾아야 하는 것이 당연했으나, 가족도 없이 홀로인데다가 더하여 너무나 커다란 심리적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그만 센트럴 파크로 들어가고 말았다. 간단히 말해서 노숙자 신세가 되었다.

낮에는 뉴욕 길거리에 나가서 햇볕도 쬐다가, 지나가는 마음씨 착한 사람들이 내가 길바닥에 내놓은 모자 속에 한 푼 두 푼 던져주는 동전들을 모아서 핫도그를 사 먹기도 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해가 저물어 가면 다시 센트럴 파크로 돌아갔다. 게다가 거기에서 나는 그렇게 외롭지만은 않았다. 왜냐하면 상당수의 친구들이 있었으니까.

그러던 중, 어느 날인지 정확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마도 1942 년 2 월 초였을 것이다. 그 2 월의 추웠던 어느 겨울 밤, 나는 노숙자 친구들과 공원에서 모닥불을 피워 놓고, 추위를 이기기 위한다는 명목으로 싸구려 위스키를 한 잔씩 마시고 있었다.

그때 저만치에서 누군가가 우리에게로 다가왔다. 겉으로 보기에는 이십대 후반처럼 보이는 젊은이였는데, 자신을 군인이라고 소개하였다. 자신은 지금 임무 수행중인 군인인데,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전쟁이 아니라, 아주 먼 미래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우리는, 나를 포함하여, 그의 이야기에 다들 웃어버리고 말았으며,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뭔가 대단한 사고를 당하여 그만 머리가 어떻게 된 사람이라고 다들 생각하였다. 그리고 날이 밝자 그는 떠나갔다.

나는 그의 이야기에 약간의 호기심을 가졌었는데, 그것은 아마 나의 직업이 출판업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다시는 그를 못 볼 줄로 생각했었으나, 몇 달 후 우연히 그것도 아주 우연히 뉴욕시 하급법원의 앞을 지나가다가, 경찰들에 의하여 호송차에서 끌어 내려지는 그 젊은이를 다시 보게 되었다.

이후 나는 계속해서 그의 존재에 대하여 관심을 기울였으며, 아마 8 월경으로 기억을 하는데, 드디어 그가 자유의 몸이 되는 것을 보았다. 그렇지만 대다수의 뉴욕 사람들은 이 일에 대하여 알지 못했다. 그 이유는 이 사건이 언론에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이런 저런 신문들과 잡지들을 찾아보았으나, 이 사건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보도 얻을 수가 없었다.

해가 지나 1943 년 1 월 7 일 그 일이 일어났다. 그 일은 신문에도 실렸으며, 뉴욕 시민 모두가 알 정도로 큰 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나에게도 알려졌으며, 이것이 나로 하여금 센트럴 파크에서 한 번 만났던 그 젊은이를 다시 찾도록 만들었다. 여기저기 수소문을 한 끝에, 마침내 나는 그가 살고 있는 주소를 알아내었으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를 찾아가 보기로 하였다.

그리고 세상에는 그 진실이 전혀 알려지지 않은 놀라운 이야기를 그로부터 직접 들을 수 있었다.


1943 년 8 월 화창한 어느 여름 날, 맨해튼, 뉴욕.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