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 두 바퀴 돌았을 뿐인데

가능성을 닫아둘 단계가 아니다

by 윤슬

인스타그램에 6개의 글을 올려두고 나의 글 콘텐츠의 미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했더랬다. 주제의 일관성이 떨어지나, 너무 무겁나 혹은 너무 가볍나, 콘셉트가 약한가.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주제를 통일시키지, 관통하는 콘셉트를 만들지. 그런 고민을 하면서 어제 2026 첫 번째 ‘콘텐츠 회고 모임’에 참여했다. 말복님을 필두로 말랭님, 숨님, 주디님, 이도님과 함께 인스타그램에 이미 발행한 콘텐츠에 대한 회고, 다음에 발행할 콘텐츠에 대한 고민을 디스코드 앱을 이용해 공유하는 자리였다.

나는 그 자리가 낯설면서도 신선하고 무척 즐거웠는데 우선은 내가 어제 하루 중 처음으로 입을 떼고 목소리를 낸 시간이었고, 무해한 의견과 소소한 팁을 주고받으며 힘을 북돋아주는 곳이라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1일 1개의 글을 써서 업로드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 쪽으로 얘기해 주셔서 지속할 용기를 얻기도 했다. 게다가 말을 하다 보니 글의 주제나 콘셉트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다. 지속가능성이 가장 중요했고, 일단은 할 수 있는 걸 다 해보면서 내 콘텐츠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싶어졌다. 보다 일상적인 글을 일기처럼 쓸 수도 있고 희곡에 대한 정보성 글을 쓸 수도 있고 기록 예찬론이나 독서 에세이를 쓸 수도 있는 것이다. 굳이 내가 내 길의 가능성을 닫아 둘 단계가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었다.


오늘 카페에서 만난 파랑님에게도 글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했다는 얘기를 전하면서 스스로가 바보 같고 웃기다는 말을 했다. 우리는 웃음을 터뜨리면서 동시에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 6개 올려놓고! 그리고 이어지는 파랑님의 외침. 100개쯤 올리고 말합시다!


꾸준하게 지속하는 성실함이란 내가 가장 동경하고 갖고 싶어 하는 덕목이었다. 독서와 글쓰기를 제외한 모든 것에서 성공하기 어려웠던 덕목. 이제와 생각해 보면 단순히 귀찮았을 때도 있었지만 미리 한계를 설정하거나 너무 큰 목표를 세우거나 마음이 들떠서 혹은 걱정에 앞서가는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같다. 그렇게 지쳐 떨어져 나갔다. 조금씩 잘게 나눠서 연속되는 사슬을 만들면 될 텐데 그 방법을 찾는 게 참으로 어려웠다. 그러고서 또 습관적으로 작심삼일을 두 바퀴 돌자마자 목표 혹은 한계를 설정하려 했다. 지금은 그저 그날그날 쓰고 싶은 글을 쓰면서 연속된 사슬 만들기의 즐거움을 계속 이어가면 되는데. 매일 쓰고 있다는 환희의 순간을 즐기기만 해도 충분할 텐데. 미리 나서서 자꾸 걱정을 한다. 분명 어느 시점에 가서는 더 깊은 고민을 해야 할 때가 있겠지만 아직은 그런 고민을 할 때가 아닌 게 분명하다. 충분히 글이 쌓여서 여러 갈래로 가능성의 빛이 비치고, 나라는 사람의 지도가 그려질 때까지 지금처럼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매일 행복한 글쓰기 시간을 내도록 하자. 앞으로 작심삼일을 몇 바퀴나 돌릴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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