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감 모임'을 하며 재출발한 글 생활

동료와 함께 하기

by 윤슬

며칠째 몸이 안 좋지만 하루라도 글쓰기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현기증과 끔찍한 허리 통증이 왔다 갔다 하는 오늘은 진통제를 먹고 글을 쓰고 있다. 미련하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번엔 나의 꾸준함을 실험하고 싶기 때문에 버틸 때까지 버텨보려는 마음이다. 게다가 바로 어제 ‘글 마감 모임’에서 ‘매일 글쓰기’를 한번 더 공표하고 왔기 때문에 곧바로 빼먹는 일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글 마감 모임’은 작년 10월부터 내가 운영하고 있는 작은 문학 작가 모임이다. 소설이나 시를 쓰는 작가들이 모여서 매주 서로의 마감이 되어주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쓰고 싶은 작품을 쓰되, 자신이 정한 분량과 목표를 지킬 수 있게 서로를 지켜보고 과정을 함께한다. 문학 공모전 정보도 공유하고 서로의 작품을 읽고 피드백을 주기도 한다. 올해부터는 체계적으로 회고할 수 있도록 검토 양식을 추가하기로 했다. 모임이 없었다면 내 인생 첫 신춘문예 도전도 없었을 것이고, 오늘처럼 버거운 날에 글을 쓰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지난 신춘문예 응모 직전 자신감을 잃었을 때 모임원들이 끝까지 쓸 수 있도록 독려해 주었고 수정 방향도 함께 고민해 주었다. 우리는 새해에도 문학 공모전에 도전하기 위해 서로를 지지하고 응원하고 있다.


새해 첫 모임에서 우리는 올해 작업하고 싶은 방향과 목표를 공유했고, 그에 따라 다음 주 모임 전까지 할 일을 정했다. 작년에 처음 모임을 시작했을 때는 주간 목표를 정하는 일도 참 어려웠다. 욕심이 많아서 할 일을 많이 정했다가 다 해내지 못하는 빈도가 잦았고, 자기 자신에게 실망하기 일쑤였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다 함께 의논하면서 각자가 일주일 동안 감당할 수 있는 작업량과 작업 방식을 알아가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목표를 설정하는 방식도 각자가 다를 수 있다는 것 또한 알게 됐다. 서로가 없었다면 각자가 추구하는 작업 방향과 자신에게 맞는 작업 방식을 알아차리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아직 찾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이렇게 매주 회고하고 공유하다 보면 또 다른 길을 찾고 수정하고 탐색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미공개 작품을 완성하면 우리는 서로에게 첫 번째 독자가 되어주는 감사함과 기쁨을 누린다. 그렇게 매주 서로의 글에 대해 얘기하고, 문학을 하는 사람들의 즐거움과 외로움을 이야기하고, 글쓰기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의지를 다지는 일은 서로를 진득하게 이어 붙여준다. 글을 나누는 사이란 보통의 친구 사이와는 또 다른 모양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글에는 자기 자신조차 알지 못하는 많은 것들이 스며든다. 게다가 ‘글 마감 모임’을 시작하기 전과 후에 나의 글 작업에 대한 책임감과 작업량이 달라졌으며, 작업하면서 느끼는 연대감도 달라졌다. 혼자 글을 쓴 지는 꽤 되었지만 이 모임을 계기로 내 글쓰기 삶은 재출발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모임을 안 할 이유가 없고, 모임 안에서 더 적극적인 모습이고 싶은 것이다. 올해 매일 글을 쓰기로 한 모임원이 인증 글을 올렸다. 나도 오늘이 지나가기 전에 얼른 글을 올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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