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어떤 일이 일어날 지 모르니까, 하는 기대로 하루를 살아가다 보면 참 많은 일을 경험하게 된다. 물론 대부분 생각한 범위 내에서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을 지내게 되지만, 아주 가끔은 인생이라는 서사에서 의외의 사건이 꼭 등장한다. 다른 사람들은 겪었을지 모르나 나에게는 처음인 것들이 몇 가지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반려견을 집에 들인 일이다.
사촌 언니가 무려 세 마리의 강아지와 함께 사는데 그걸 누구보다 가까이 보면서 나는 절대 동물은 못 키울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사람을 키우는 것만큼의 에너지가 필요하고 돈이 필요한 일이었다. 그런데 불의의 사고랄까, 아무튼 감성과 이성이 반반씩 힘을 발휘해 지난 여름 갈색 푸들을 가족으로 맞이했다.
강아지를 키우게 된다면과 정말로 키우는 일은 전혀 다른 일이다. 아무리 간접 경험을 할 수 있었다 해도 직접 경험과는 비교할 수 없는 문제였다. 반려견과 산다는 것은 기대 이상으로 많은 것들을 감내해야 하고 전혀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되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후회되지 않는 일이기도 했다. 왜냐하면 나는 조금 더 착해졌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남의 이야기에 쉽게 이야기 하는 아주 나쁜 버릇이 있다. 아무리 자신의 입장에서 최대한 생각한다해도, '만약에 나라면' 이라는 말을 붙여도 결코 그건 백 퍼센트 상대를 이해하는 행동이 아니다. 물론 그럴 수도 없는 일이다. 그런데 경험을 해보고 나면 적어도 그 감정을 조금은 떠올려 볼 수 있게 된다. 반려견을 들이고 난 후 나는 확실히 동물에 관심을 많이 갖게 되었고 사람들의 냉정한 행동들에 더 몸서리 치게 되었다.
갑자기 이런 기분을 이야기 하는 이유는, 경험해 보지 않은 누군가의 단어 한 마디에 울컥했기 때문이다. 나도 아마 그렇게 누군가에게 실수했겠지 직접 경험해 보지 않았으니까, 가치관은 다를 수 있으니까. 그래도 불특정 다수가 보는 글에서만큼은 조심해야 하지 않을까.
암튼 요지는 경험이 주는 힘이다. 경험을 하고 나면 생각이 바뀐다. 가지 않은 길과 갔던 길을 대하는 태도는 분명히 다르다. 그 속에서 겪는 감정, 기쁨도 다 같은 기쁨이 아니듯. 하고 싶은 일과 이미 해 본 일 역시 엄연히 다르다. 브런치에 본격적으로 문장을 적어 내려간 것도 인생 경험에 추가 될 만한 일이었다. 19년에도 기념비적인 소재를 추가 할 예정이다. 어떤 그림이 그려질지 망작일지 명작일지 전혀 감이 오지 않지만 그래도, 늘 하고싶은 일만 하면서 살자, 라고 생각했던 지난 날의 목표를 다시금 세우는 기회는 될 것 같다.
그렇게 경험이 쌓이면 인생의 색이 좀 더 분명해질 것이다. 제대로 완성된 꿈은 하나 없지만 아직 더 하고 싶은 일과 하지 않은 일이 남아 있어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