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by 아메리카노

옛날엔 안 그랬어, 라고 말하는 꼰대가 되고 싶지는 않은데 그게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 나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데 요즘, 중학생들과 마주할 때마다 성격 버리는 기분이 든다. 물론 과거의 나 역시도 그러했겠지, 어른들은 왜 똑같은 말만 하는지 알지도 못하고 어긋나기만 했던 사춘기 시절이 있었겠지, 다 감안하고 인정하고 좋다 이거야 그런데 돈을 내고 공부하러 나왔으면 제발 문제 좀 읽었으면 좋겠다.


고작 90분짜리 수업에서 나는 제발 좀 읽어라, 라는 말을 열 번도 넘게 했다. 스마트폰 시대가 오면서 아이들이 접하는 텍스트의 길이는 점차 짧아지는데, 수능시험에서 요구하는 글의 양은 늘고 난이도는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지금의 15세 아이들이 19세가 된다고 해서 과연 그걸 읽을 능력이 생길 것인가.


한치 앞을 모르는 것이 미성년이라지만 (물론 성년이 되어도 그건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바로 앞에 있는 글자 정도는 읽어주면 좋겠것만, 그리도 큰 걸 바라고 있는 걸까.


오늘도 한 학생은 오자마자 거울을 꺼내고 곱게 화장을 했다. 볼터치를 잔뜩 하고 와서도 생얼이라고 우기는 것에 기가 찼다. 매일 마스크를 쓰기에 아픈가 싶었더니 학교에서 맨 얼굴을 감추려고 쓰는 거란다. 부모님께서도 이 사태를 아신다는데 정말 괜찮으신 건지 묻고 싶다. 아이 교육 방식에 왈가왈부 할 권리는 없지만, 하, 정말, 진짜, 이럴 때 지금 내 일이 서비스업이라는 것을 여실히 깨닫는다.


화내지 말자 모르니까 이들은 내 앞에 있는 것이다, 차분하게 설명하자 하는데도 한글로 적힌 문제를 하나하나 해석해주는 일은 도무지 참을 수가 없다. 살면서 필요한 기본적인 단어의 뜻도 이해 못하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런 아이들이 자라면 무엇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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