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이 땅을 사면

by 아메리카노

지난 주 같이 밥을 먹었던 누군가가 그렇게 말했다. 슬픈 일에 반응해 주는 것보다 기쁜 일에 진심으로 공감해주는 것이 더 어렵다고, 생각해보면 진짜 당연한 말인데 문득 잊고 산 것 중에 하나다. 얼마나 수많은 시간동안 영혼 없는 위로를 했으며 배 아파 했는지, 새삼 못된 인성을 들킬까봐 초조했다.


물론, 모든 이에게 그런 것만은 아니다. 나름 진심으로 누군가를 눈물나게 축하 해 준 적도 많다. 사실 특정 몇 명에게만 몹쓸 샘을 내곤 하는 것이다. 그들 사이에는 작은 공통점이 있다. 엄청 잘난 것 같지 않은데 자신감 넘쳐 한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겸손하지 않은 태도에 빈정이 상한 것은 아닐까.


글을 적으며 솔직하게 말하고 나니 괜히 부끄러워 진다. 윤동주님이 그래서 그렇게 열심히 시를 썼던 걸까, 갑자기 일이 안 풀리고 답답할 때면 나는 소설을 생각한다. 최후의 보루라고 해야 할까 아직까지 나는 이루고 싶은 것이 남아있고 향해 달려갈 목표가 남아 있으니까, 지금의 삶과 내 자신을 판단하지 말자,고 생각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뭐든 꾸준히 하는 습관만이 원하는 것 얻을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 한다는 건 참 쉽지 않은 일이다. 변명 아닌 변명을 하자면 변덕 탓이다. 어떤 날은 글을 막 읽고 싶다가도 어떤 날은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여행도 가고 싶다가 귀찮을 때가 있고, 적고 보니 모든 이들이 그런 하루를 살고 있는 것 같단 생각도 든다.


좀 더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해 줄 순 없을까 그것은 진정으로 타고난 인성이어야만 가능한 것일까, 내가 갖지 못한 재능을 가진 사람을 부러워만 할 것이 아니라 미처 찾지 못한 내 안의 무언가를 들여다 보는 일에 시간을 투자하면 좋을 텐데,


분명한 건 문장과 또 멀어졌다는 사실이다. 생각을 적는 일이 이리도 어려워지다니, 4월을 기점으로 이제라도 정신을 차려야겠다. 누가 읽든 안 읽든 응원하든 하지 않든, 내 손으로 쓴 글 몇자라도 꾸준히 남겨 보기로.


그런데 이 글은, 사촌이 땅을 사서 배가 아프다는 걸 새삼 깨달은 기념으로 작성한 것인데, 쓰다 보니 또 이상하게 착한 척으로 마무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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