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가슴이 철렁했다. 인스타그램에서 일 년 넘게 팔로우 해 보고 있던 사람이 있었는데, 이혼을 했다고 알렸다. 아니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정을 알고 응원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나는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그 사람은, 나보다 두 살쯤 어린데 아들과 강아지를 함께 키우고 있다. 강아지 때문에 팔로우 해서 보다가 아이가 태어나는 것도 알게 됐는데, 아이가 예쁘게 생겼고 대형견과 너무 잘 지내서 신기해 했다. 그 아이는 벌써 세 돌이 됐다. 그들의 일상은 진짜 귀엽고 부럽기만 했는데 한동안 소식이 뜸하다 돌아왔는데 여자가 물건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냥 으레 인스타그램 속 유명인들은 판매가 흔한 일이니까 그러려니 했는데, 이혼 이야기에 갑자기 마음이 짠 해졌다.
SNS을 오래 보다보면 특정인에게 애착이 간다. 현실에선 한 번도 만나지 못했는데 괜히 아는 사이 같다. 물론 꼴보기 싫은 사람들도 많다. 누가봐도 자랑하는 느낌이 드는 사람들은 어느 순간 보다가 짜증이 밀려와 팔로우를 끊기도 했다. 나 역시도 누군가에게 싫거나 좋은 존재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아무튼 소셜 네트워크는 생각보다 쉽게 많은 사람들을 가깝거나 멀어지게 만들었다. 그렇게 형성된 관계 사이에는 어디까지 공감하고 간섭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연예인들은 노출되는 것이 직업이고 싫든 좋든 관심이 중요하지만, 요즘 말로 인플루언서들과는 어느 정도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지 애매하다. 나는 물론 공감을 하고 싶어도 간섭을 하고 싶어도 내색하지 않는 편이다. 엄연히 남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오지랖을 부린다. 전혀 모르는 사이임에도 언니 같다며 동생 같다며, 한마디씩 한다.
강사 일을 하다보면 일대다의 상황을 흔하게 겪는다. 학생 입장에선 하나지만, 내 입장에선 늘 여럿이었다.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것도 피곤하고, 한 명씩 사정 봐주다보면 나혼자 감당해야 하는 것들이 많아졌다. 그런데도 나 하나쯤은 이라는 생각을 학생들은 쉽게 버리지 못했다. 그러다보면 온라인에서 인기있는 것이 하나도 부럽지 않았다. 한 사람이 한 마디씩만 해도, 몇 만씩 팔로워를 거느리는 사람은 최소 천 마디 이상의 말을 들어야 했다. 그것이 싫든 좋든, 자고로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 두번이라 했다. 그런데 소수의 입장이 되면 대부분 그걸 망각한다. 전혀 모르는 타인에게 쉽게 공감하고 간섭하려고 들려는 걸 보면 말이다.
나도 하마터면 힘내라고 댓글을 달 뻔했다. 여름이 지나면서 심심찮게 이혼 소식이 많이 들렸다. 톱스타들이야 인생에 사랑 하나 없어도 잘 살테니 걱정 없지만, 나는 자세한 사연도 모르는 그 사람에게 감정 이입이 되는 걸까. 내가 알기론 지금 키우는 강아지는 헤어진 남자가 여동생이라며 데리고 온 것이었다. 둘이 결혼 하면서 함께 살게 됐고, 그 여자는 누군가의 언니가 됐다. 조금 내 과거와 겹쳐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동물이라지만 반려견을 두고 이혼까지 선택한 그 남자가 이해되지 않았다. 유책 배우자는 누구일까, 이제와 무의미하고 그 여자에게는 불쾌한 호기심이겠지만 마음이 답답하다. 단순히 두 사람의 이별이 아니라, 그 안에는 아빠와 떨어져 살아야 하는 한 아이와 견주를 잃은 강아지가 있었다. 열을 내거나 같이 울어 줄 수 없다는 것이 조금 아쉽다. SNS에서는 상대가 원치 않는 건, 공감이든 간섭이든 참아야 하는 것이 규칙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