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나를 당황시킨 테스트가 하나 있었다. 자주 이야기를 나누는 단톡 방에 날아온 링크였는데, '꼰대 테스트'였다. 일단 변명부터 시작하자면 그 테스트를 하던 당시 나는 하남 스타필드에서 엄마와 망고와 야외에서 소풍 느낌을 즐기고 있었다. 햇빛이 너무 좋던 오후였고 휴대전화 화면 밝기는 최대였는데도 잘 안 보였다. 어쨌든 약 40여 질문에 집중하기엔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하고 싶은 거다.
결과는,
시뻘껀 꼰대가 나타났다. 꼰대의 정도는 1~5 정도로 구분되어 있었다. 난 그중에 최고 꼰대였다. 그동안 스스로 보수적이고 예의 따지는 편이라고 말하고 다니긴 했지만 진짜 테스트로 꼰대력을 검증받게 되자 살짝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내가 그동안 주위 사람들을 얼마나 괴롭혔을까 싶어서 성찰하게 됐다. 그러다 동생이며 친구며 너도나도 나를 놀리기 시작하자, 억울해졌다.
테스트 내 주요 질문은 개인과 vs 단체에 관한 것이 많았다. 나는 웬만하면 내가 참고 단체에 피해를 주지 말자는 입장이다. 평소 타인의 시선과 생각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일 뿐인데, 그것이 꼰대로 가는 길이라니, 반면 정말 세상 멋대로 하고 싶은 거 하고 사는 동생의 결과는 꼰대력 레벨 1이었다. 그래서 나는 꼰대라는 것을 인정하기로 했다.
요즘은 워낙 개인주의적이고 타인의 시선을 개의치 않는 세상이다. 성격상 그렇게는 못 살겠다. 남들에게 피해 주고 싶지 않고, 다 같이 모였을 땐 별로 나서고 싶지 않다. 그것이 꼰대라면 어쩔 수 없지. 물론 내가 그렇게 참고 살았다고 해서 나중에 다른 사람에게 그걸 강요한다면 문제가 되겠지만, 속으로 참는 스타일이니 어떻게든 잘 되지 않을까?
그래도 단체의 목표를 위해 내 꿈을 희생하는 일은 하지 말자, 질문 중 그것이 유난히 오래 남았다. 답변은 다수를 위하는 것을 택한다고 했지만 막상 그렇게 되면 삶이 허무하고 슬플 것 같다. 내 삶과 나 자신에게 집중하면서 살아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참,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