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어먹을 성실함

by 아메리카노

오랜만에 서럽게 울었다 처음부터 울 생각은 없었는데 말하다 보니까 서러워졌고 눈물이 났다. 나는 내가 하는 일을 좋아한다 물론 정확히 나누자면 좋아하는 업무가 있고 전혀 아닌게 있다 그래도 웬만하면 다 기분 좋게 하는 편이다 어차피 직업으로 선택한 이상 불만 가지면서 해봤자 나만 더 우울할 뿐이다, 그런데 조금씩 일이 싫어진다


나만 열심히 하는 것 같을 때 혹은 나만 대우 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 일 하기 싫다 보통은 돈을 조금 준다거나 과도한 업무 때문에들 때려치우고 싶을 테지만 난 인정 욕구가 지나쳐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일이 뜻대로 이루어 지지 않거나 열심히 한 걸 아무도 몰라주면 힘 빠진다 왜 열심히 했나 생각해보면 굳이 누굴 위해서라고도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내 능력을 키우는 것이었음에도 분하다 칭찬이 없으면,


묵묵히 나는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한다 숙제를 받아든 학생처럼 그것이 과하든 어떻든 일단 한다 근데 요즘 안 하는 애들이랑 같은 공간에 있다보니까 나도 하기 싫다 거기다 일은 점점 느는데 월급은 몇년 째 똑같고 동정을 할거면 돈으로 하란 말이 딱이었다 그냥 오늘 내 기분은 그랬다 자꾸 자꾸 나에게만 일이 늘어나는 느낌


그렇다고 오너한테 전화해서 펑펑 운 나는 어이없지만, 떼라도 쓰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러다 보니 자꾸 자꾸 서럽고 자꾸 자꾸 눈물 나고 지금껏 호구로 살아 온 내가 너무 바보 같고 거절 못하는 내가 등신이고 그냥 자괴감에 빠졌다 이 빌어먹을 착한 인간 콤플렉스,

일하기 싫다 보상도 못 받는 일 정말 정말 하기 싫다 근데 맞닥뜨리면 열심히 할 것 같아 내 자신에게 화가 난다 그래서 운 거다 스스로 벗어날 수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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